테마 칼럼·나의 서재
[스크랩] 사기꾼이 발 못부치는 미국: 추천서 문화
공전과 자전
2008. 4. 2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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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후보자 등록일을 코앞에 두고 사기꾼 한 사람이 대선정국을
혼탁하게 휘젖고 국민들은 혼탁한 물에서 옥석을 못가리고 허우적 거리고 있다.
사기군의 행보가 대선의 최고 관심사가 되다니 어이 없다못해 비참하다.
우리의 민주주의의 성숙도가 겨우 이정도인가?
김경준이 미국에서 19개 유령회사를 세우고 7개의 여권위조를 하였다니
그를 체포한 미국 FBI도 혀를 내두룰 지경이다.
위조문서를 20개를(1개가 더 있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그것이 한국의 것인지 모르겠다)한 작자이니 상습 연쇄 문서위조범이다.
희대의 연쇄 살인범이 한 번 살인을 하고 또 한 번 더 하고 나면
사람 죽이는 일을 파리 잡는 것쯤으로 가볍게 여기는 타성이 붙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경준도 허위문서 조작을 얼마나 어려서부터 해 왔으면 그렇게 계속적으로
허위문서를 조작하게 됐을까?
그것도 모자라 범죄혐의 조사 차 포승되어 오면서 자기가 마치 스타인양 징그럽게 웃는
모습에 비하면 연쇄 살인범 유영철의 모자쓰고 고개숙인 모습이
차라리 더 순진하다고나 할까? 어찌 이런 일이 대한민국 정치판에 벌어질까?
옥석을 못 가릴 지경이 돼서 그렇다 한다고해도,
이번의 김경준 사건은 신정아 사기극은 저리로 가라하게 사회적 여파가 크고
국가의 흥망성쇄가 달린 문제니 참담하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인간의 자질에서 옥석을 가릴 기준이 망가져버렸는가?
미국에서는 조그만 사기를 한번 친 사람을 사회에서 매장된다.
그래서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다’라는 진리가 통용된다. 어떻게 그럴까?
아주 간단고 확실한 방법으로 진실한 사람과 사기꾼을 구별할 제도가 마련돼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국의 추천서 제도이다.
미국의 추천서 제도
미국에서 직원 채용이나 입학 원서에는 추천서 세통이 필요하다.
추천서 세통이 입사원서나 입학원서에 기본적으로 따라붙는다.
이 추천서는 오로지 지원자를 가르쳤던 스승이나 그를 부렸던 직장상사로부터 받아야된다.
그리고 이 추천서들은 지원자가 보지 못하고 직접 인사과나 교무과로 전달된다.
지원서 양식의 추천서 란에는 “나는 추천서를 볼 권리를 포기합니다.”라는 란이 있다.
추천서가 직접 인사과에 전달되기를 원하는 자는 여기에 x 표를 친다.
그리고 추천인의 성함, 직함, 주소 및 연락처를 적는다.
지원자가 추천서를 볼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자기가 추천서를 받아 본 후에
제출하려면 그곳을 빈칸으로 놓아둔다.
이런 추천은 약발이 안먹는다.
그래서 이런 추천서를 제출하는 지원서는 그냥 쓰레기통 속으로 들어간다.
추천서를 써주는 직장 상사나 스승은 이 추천서가 지원자에게는 안 보여짐으로
마음 놓고 솔직하게 지원자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우리나라의 추천서같이 일률적으로 이사람은 품행이 방정하고 착실하다고 쓰지는 않는다.
어떤 추천서는 이 사람은 나의 제자이지만 착실하지 않아서 귀사에 추천하지 않는다고 솔직히 쓴다.
추천서에는 지원자가 추천인과 같이 했던 업무 처리 과정에서 느낀점을 자세히 쓴다.
미국의 입사와 입학에 있어서 이런 추천서 위력은 대단하다.
1차 서류심사에서는 이력 경력과 더불어 대개 이런 추천서에 의거한다.
학력과 경력이 비슷할 때는 추천서의 비중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처음의 직장에서 착실하지 않은 사람은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직장을 옮길 때도 전번 직장에서 실책을 저질르면,
다음 직장으로 이직 시에 추천서에 그런 말이 쓰일 것이고,
그 실책이 너무 크다면 부정적 추천을 얻기 보다는 아예 추천서를 의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면 제대로 된 추천서 없이 다른 직장으로 전근하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 사회에서는 해고와 감원조치를 엄격히 구분하는 데, 전자는 fire 당했다라고 하고
후자는 laid off 되었다고 한다.
laid off는 직장의 상황 때문에 실직하는 경우라 아무 문제가 안되지만 fire 되었다면
실직의 원인이 자신의 실책과 불량함에 있다.
이런 사람은 좋은 추천서를 받을 확률이 없다.
그러므로 전근할 때 좋은 추천서를 제출할 수 없으니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만다.
그 다음 코스는 대개 자영업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
미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위헤 추천서를 작성할 때에도 시간과 공을 들여서
세부사항을 적고 작성한다.
이런 추천서 문화는 자기와 동종의 직종을 갖는 사람들의 연대의식과 책임감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work ethic 이 나와서 사적으로 잘 알고 말고에 구애받지 않고 그 직종에 적합한지
아니한지를 먼저 생각한다. 추천서 문화로 내가 종사하는 직종에 자질이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이어지면서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을 기른다.
이렇게 해서 미국에서는 각 분야에서 실력자가 계속해서 선발되고 신용사회가 정착되었다
김경준
워낙 이리 꼬이고 또 꼬이고 교묘하게 뒤틀린 사건이라 김경준이라는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여러 가지 보도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이 추정을 해 볼수 있다.
그는 미국에 이민가서 일류대학을 다녔다. 대학 재학중에 학생회장까지 했다.
석사학위도 일류 대학교에서 MBA를 포함하여 두개나 된다.
졸업 후 그는 월스트리트에 본부를 둔 굴지의 금융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거기를 곧 그만두었다.
무슨 사고를 쳐서 해고되지 않았나 추정된다.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나왔다.
한국의 한 금융회사가 그가 전에 미국의 유명 금융회사에서 일했었다는 사실 하나만 보고,
덥석 그에게 연봉 8억자리 직장을 제공했다.
아마 일류대학 졸업자라는 것과 학생회장이었다는 경력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왜 가끔 한국 학생이 미국의 대학 학생회장이 되냐하면,
미국 대학생들은 그런 것 잘 안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같이 학생회장되면 나중에 국회의원 자리 하나 꿰차기 쉽다는 식의
정치적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일에 관심이 별로 없다.
아무튼 김경준은 그 한국 회사도 얼마 않있어 그만 두었다고 한다.
또 사고치고 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는 이제 아예 스스로 BBK 투자 자문회사를 차렸다.
BBK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부실로 판명나서 증권거래권을 주지 않고
폐쇠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이에 LKe Bank를 이명박과 함께 공동대표로 세웠다.
그러나 LKe 뱅크도 문제점 이 들어나자 이명박은 이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그러자 김경준은 미국의 Optional Ventures 사를 인수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Optional Ventures 사의 한국 지부인 Optional Ventures Korea(OVK)를
광은창투를 인수해서 세웠다.
이 외국계 금융회사를 한국에 세우는 과정에서 7개 여권을 위조하고 그후
그 회사의 실적을 내기 위해 허위 문서로 19개 유령회사를 네바다 주에 만들었다.
이 19개 유령회사는 외국 회사들이 Optional Ventures Korea 투자한 것처럼
22회 꾸며서 주가를 조작하고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OVK 가 다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자, 투자자들의 돈 384억을 갖고 미국으로 튀었다.
그 돈으로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사는 땅 값이 비싼 베벌리 힐즈에서 호화주택 2채를 사고
나머지를 스위스 은행에 숨겨두었다고 한다.
이후 OVK 에 투자한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이명박을 위시해서 검찰에 김경준을 기소했다.
검찰은 김경준이 미국 국적을 가졌음으로 미국 정부에 범죄혐의자 인도를 요청했다.
드디어 FBI는 김경준을 잡았다.
FBI 조사로 김경준의 19개 유령회사 수립과 7개의 여권위조의 죄목이 들어난다.
그는 미국에서 재판 받고 구치소에 있으면서 항소심을 준비 중이다.
지난 5년 동안 OVK 피해자들은 김경준의 입국을 끊임없이 요구했으나,
김경준은 미국정부의 조사를 받는다는 핑계로 한국 입국을 하지 않다가 대선을 앞둔
요즈음 난데 없이 나타나서 나라를 뒤 흔들어 놓는다.
이어서 그의 누나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다가 그의 부인이 대신 기자회견을 했다.
또 그 누나가 한국에 온다고 했다가 대신 어머니가 왔다.
그 누나는 필경 미국정부로부터 출국정지처분을 받아서 출국하지 못했을 것으로 상정된다.
왜냐하면 김경준의 허위문서 조작에 연루돼어있어서 현재 변호사 자격증 박탈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하니까 미국정부는 범죄혐의자의 도주우려가 있어서
출국을 정지시켰을 법하다.
이렇게 똘똘 뭉쳐 사기 행각을 하는 가족을 우리나라 언론은 마치 영웅의 금의환향인 듯
스포트라이트를 터뜨린다.
서해교전에서 산화한 용사들에게 이런 스포트라이트가 가야했으며
소말리아에 납치됐다 우리정부의 무능한 외교 때문에 너무 오래도록 구금됐던
선원들의 아픔이 미디어의 포커스가 돼었어야하지 않을까?
요즈음의 미디어는 보통사람의 일에 포커스를 맞춘다던데....
더더구나 웃기는 일은 김경준이 비행기 트랩에서 내릴 때 그의 포승으로 결박된 손이
모포로 가려지는 것을 허락하는 것도 검찰로부터 예외적인 우대를 받는다고 여겼었는데,
후에 어떤 미디어는 그 모포로 덮인 부분마저 흐린 화면으로 뭉게버리는 테크닉을 동원하며
화면에 내보내니, 왜 범인에게 (그는 미국의 확실한 범인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범죄혐의자이다.)
그렇게 그런 특별예우를 베푸는지 식상하다.
TV를 볼 때 범죄혐의자의 포승을 다른 것으로 덮어서 카버한 것도 못 보았고,
또 그 부분을 흐리게 하는 것도 못 본 것 같기에 말이다.
더군다나 김경준 귀국시 극비로 운송된 것은 그에 대한 미디어 공세보다는 미국에서
범인 도주 우려때문에 철통경계를 하면서 한국으로 압송할 것을 요구한 데 기인 한 것인데,
미디어는 마치 펜들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 극비로 들어오는 스타같이 대접했다.
이러니 미디어가 우리사회에 거짓과 사기가 난무하도록 조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탄받지 않는가?
추천서 문화의 대안은?
이번 일은 이명박이 한 때 사람을 잘못 보아 큰 낭패를 본 격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살아가는 동안 사기꾼에게 한 번 쯤 당할 확률은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부하를 잘 못 관리하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 일을 맡겠느냐는
화살이 돌아올까봐 톡 깨놓지도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신정아의 케이스에 한 동안 여러 사람이 의심을 받았으나,
그것은 변양균의 개인적 비행으로 결론 났다.
노무현이 부하를 잘못 썼으나 그럴 수 도 있다고 사람들은 이해하고 넘어갔다.
물론 현 정부의 해이한 기강과 권력 남용의 일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더러운 사건이었지만 말이다.
김경준이 그렇게 잘 나가던 월스트리트 관계 일를 마다하고 구태여 우리나라에 왜 왔을까?
연봉이나 전망이 그때의 우리나라와 월스트리트는 하늘과 땅 차이였을 텐데 말이다.
분명 거기에는 김경준의 허위와 조작의 상습적 습관이 그를 미국 직장에 발 못 붙이게한
어떤 것이 있다고 추정된다.
이직 후 그는 종전의 직장에서 평판 좋은 추천서를 못 받기에 미국에서의 구직을 포기하고
한국을 기웃거리다가, 무조건 학력만 좋으면 채용하는 우리의 사회의 맹점을 파고들었을 게다.
우리나라에는 직원 채용 시 어떤 사람의 자질을 검증할 시스템이 없다.
그래서 학력에만 그렇게 매달리다보니 신정아 사건이 터졌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지원자에게 공개되지 않는 추천서 문화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그렇지 못하다. 기득권 층은 그런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자기의 인척과 끄나플이 연줄 연줄 이어져 돌아가는 사회가 나쁘지 않으니까.
게다가 인정 많은 우리들에게 비밀 추천서란 꿈도 꾸지 못할 아이템이다.
술 한잔 마시면 결국 그 내용이 다 공개되고 말 것이니까.
그러니 우리도 어떤 엄격한 자질 검증 시스템을 세워야하는 데 묘안이 안 떠오른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사랑투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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