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우거지 갈비탕 & 돼지고기 콩나물 찜 |
송년 산행을 위한
요리 | ||
홀로 산행하건 여러 사람이 한 데 모여 가건 간에 이 때 하는 산행이야말로 한 해를 돌아보며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결산과 내년 예산을 세우느라 여러 모로 바쁘겠지만 눈이 본격적으로 내리기 전에 산을 찾는 것도 하나의 삶의 방법이다. 먼 곳이 어렵다면 가까운 산이라도 찾아 이 호젓한 시간을 만끽해 보자. 콩나물은 초반에, 선지는 중반에 넣는 게 좋아 이번 달에는 송년 산행을 즐기는 등산인들을 위해 간편하면서 걸쭉한 두 가지 요리를 준비해 보았다. 산행하며 사색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속이 든든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생각에 잠기기 전에 북적거리는 시장에 들러 사람 냄새부터 맡고
산의 향기를 즐기러 떠나 보자. 돼지기름은 나쁜 기름 제거하고 영양가 높아
술안주로는 아주 적당하며, 여럿이 함께 모여 먹기에는 더없이 좋다. 많은 양을 할 때에는 프라이팬이 아닌 코펠에 해도 별로 눌어붙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콩나물을 넣고 뚜껑을 덮는 것인데, 뚜껑을 덮은 다음에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요리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얼마 전 낙엽이 다 진 후 홍천군 내면쪽 오대산을 찾은 적이 있다. 그곳은 평소에도 인적이 드물고 경관이 수려해 조용히 산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더구나 단풍시즌이 모두 끝난 터라 사람도 별로 없어 덕분에 호젓하게 늦가을 산행을 만끽할 수 있었다. 산행을 마치고 계곡 옆으로 난 숲길을 걸어 하산하는데 서설이 내리기 시작했고, 저 앞에서는 나이 지긋한 백발의 등산인이 올라오고 있었다. 꽤나 인품 있어 보이는 표정에 20년은 넘었음직한 낡은 배낭과 가죽 ‘비브람’이 그렇게 보기 좋을 수 없었다. 눈 내리는 일요일 오후에 큰 배낭을 메고 혼자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게 더없이 부러웠다. 주차장에는 낡은 지프가 한 대 서 있었는데 온기로 보아 그가 타고 온 듯 보였다. 그 차는 어찌나 관리를 잘 했는지 훨씬 나중에 나온 내 차보다 더 새것 같아 보였다. 문득 20년 후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그 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디에 살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웬지 나도 20년 후에 저런 모습으로 남았으면 한다. 그 때까지 가고 싶을 때 자유롭게 산에 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바라고 싶은 일도 없을 것이다. |
우거지 갈비탕
재료(000kcal·3인분)
뼈를 제거한 갈빗살 500g, 사골육수
200cc, 쌀뜨물 1리터, 무 약간, 된장 두 큰술, 우거지 500g,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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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적당량의 쌀뜨물과 사골육수, 무를 썰어 넣는다.
③ 물이 끓으면 된장을 푼다.
④ 준비해온 우거지를 썰어 넣는다.
⑤ 기호에 따라 양념을 가미해 먹으면 된다.
다대기(양념)
재료
고춧가루
3큰술, 고추씨 기름 1~2큰술, 조선간장 한 큰술, 청양고추 다진 것 한 큰술
만들기
적당한 그릇에 고춧가루와 고추 다진 것을 넣고 간장과 고추씨 기름을 조금씩 넣어가며
갠다. 양념은 약간 되직하게 하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 콩나물찜
재료(000kcal·3인분)
돼지고기 삼겹살이나 불고기감 600g, 양파 2개, 청양고추
3개, 콩나물 300g, 고추장 한 큰 술, 다진 파, 다진 김치 약간, 소금, 후추 약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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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돼지고기가 반 정도 익었을 때 양파를 썰어 넣는다.
③ 양파가 익으면 준비해온 콩나물과 다진 김치를 넣는다.
④ 간을 보고 고추장과 다진 청양고추를 넣어가며 버무린다.
⑤ 마지막으로 파를 넣고 다시 한 번 버무려준 다음 불에서 내린다.
유용한 행동식
레몬 생강차
레몬 한 개와 생강 반쪽, 그리고 약간의 꿀만 있으면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에 산행할 때 아주 유용한 행동식을 만들 수 있다. 레몬은 반으로
자르고, 생강도 잘 씻어 2리터 정도의 물을 넣고 30분 정도 끓이면 훌륭한 차가 만들어지는데, 보온병에 담기 전에 약간의 꿀을 함께 넣으면
그만이다.
감기 기운이 있거나 대도시의 교통 속에서 목이나 폐가 상한 사람들에게 특히 좋으며, 추운 날씨에 힘들게 산행하다가 쉴
때 마시면 원기도 회복되고 콧물도 멈추는 역할을 한다. 특히 콧물 때문에 겨울에 산행채비를 꾸리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적극 추천하고 싶은 마실
거리다.
레몬 생강차는 뉴욕에서 공부한 직장 동료가 추천해 준 것인데, 건조하고 혹독한 추위로 유명한 뉴욕 사람들이 겨울에 끼고
살 정도로 대중적인 감기 예방차라고 한다. 생강이 감기에 좋다는 것을 서양 사람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감기예방
재료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차다.
동료의 말에 따르면 원래는 레몬이 아닌 라임이 들어가야 하는데, 라임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레몬으로 대치하기도 하는 것이란다. 주변에 라임을 구할 수 있으면 이것도 한 번 해 봄직한 마실 거리가 될 것이다.
추운 겨울 산 양지바른 곳에서 콧물을 훔치며 따라 먹는 이것은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노총각 등산인이라면 사랑하는 여성과
산행할 때 반드시 챙겨서 흐르는 콧물도 멈추게 하고, 점수도 따기 바란다.
글 한형석 한국산서회 회원
영양가 자문 김소영 영양사
사진 유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