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내가 보는 세계가 전부는 아니다
사람과 파리는 다른 세상을 본다
웩스쿨은 이를 대단히 흥미롭고도 유명한 그림으로 설명한다. …인간은 이 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이것을 곧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 방에 개가 들어와서 본다면 어떨까? …파리가 날아 들어왔다면….(45~47쪽)
어떤 세계가 진실일까? 이 물음은 의미가 없다. …어느 세계가 진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 똑같은 세계를 곤충과 인간이 각자의 일루전(illusion·환세계)으로 인식할 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객관적인 하나의 환경이란 없다는 말이 된다. 똑같은 숲이라도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에 따라서, 그리고 그 동물의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세계가 된다.(209~211쪽)
[한겨레] 작은 벌레는 움직일 때만 새의 눈에 띄어서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새는 이 벌레를 쪼아 먹는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주변에 한가득 있다 해도… 새에게 이런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요컨대 주체인 동물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그 주체인 동물이 구축하는 세계다.
[책마을]내가 보는 세계가 전부는 아니다
[경향신문 2005-10-28 ]
|
▲ 동물이 보는 세계, 인간이 보는 세계
히다카 도시다카|청어람미디어
저자는 200여편의 논문을 썼고, 60여편의 책을 저술·번역한 동물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 책은 1930년대 독일의 동물행동학자인 웩스쿨이 제창한 ‘움벨트(환세계)’를 중요 개념으로 인용한다. 움벨트란 생물들이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있지만 개개인에 따라 각각 다른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것. 동물이 보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인간의 세계와 얼마나 다를까. 소개된 다양한 동물들의 사물인식 방법과 반응은 우리가 얼마나 인간 중심의 세계관과 자연관에 빠져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과학의 힘’을 운운해봤자 별 소용 없어 보인다. 과학 덕분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자외선을 선블록크림으로 막고 있지만 그밖의 것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는 어쩔 셈인가. 자칫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갖가지 동물의 사례가 사진과 그림으로 곁들여져 재미있다. 어미닭은 유리관 속에서 버둥대는 새끼를 보고도 태연하다. 어미닭은 울음소리만으로 새끼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본 거리풍경과 집파리, 달팽이가 본 거리풍경을 비교한 그림들도 흥미롭다. 하루 한번쯤은 ‘내가 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오히려 활력소가 될지도 모르겠다. 배우철 옮김. 1만1천원 〈김희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