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뇌의 본질을 아십니까?

공전과 자전 2006. 1. 11. 19:50

뇌의 본질을 아십니까?

 

 

[뇌과학시리즈1]21세기 인류의 키워드이자, 마지막 자산 '뇌'

 

    장래혁(rhchang) 기자
21세기 인류의 마지막 자산이자 키워드는 인간의 ‘뇌’이다. 과거 신의 영역으로까지 치부했던 뇌의 신비가 눈부신 과학의 발전으로 점차 그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특히, ‘뇌’에 대한 관심이 과학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 것은, 뇌과학(Brain Science)이 밝혀내고 있는 뇌의 가치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높다는 데 있다.

실제 뇌의 작용 원리와 의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교육, 문화 전반에 근본적이고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뇌 연구를 통해 증명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당면한 위기를 해결할 열쇠의 가능성을 많은 과학자들과 교육자들이 바로 '뇌' 본래의 기능 회복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 뇌의 무한한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2005 한국뇌과학연구원
그러면, 뇌의 본래의 기능회복은 무엇인가? 인간의 뇌는 다른 생명체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인간만이 지닌 뇌 구조의 특이성에 그 해답의 실마리가 숨겨져 있다.

뇌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백 만 년을 걸쳐 인간의 진화에 맞추어 발달해왔다. 인체의 어떤 장기보다 더 빠른 진화의 속도를 보인 것을 보면, 인류의 진화가 곧 뇌의 진화라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이다.

뇌는 기능적으로 보면 신피직, 구피질, 뇌간의 3개층으로 나뉜다.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뇌간은 '원시뇌'로 불리며 근본적인 생명활동을 담당한다. 파충류의 경우 이 생명력이 대단히 활성화된 경우이다. 하지만, 감정이나 사고는 하지 못한다. 감정을 담당하는 구피질은 '포유류의 뇌'라 불리며 대뇌변연계를 포함한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대뇌피질이 언어, 학습, 기억, 사고 등 오늘날 인류문명을 건설한 토대가 된 신피질이다.

독특한 점은 인간만이 이 3개층의 골고루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신피질을 주로 사용한다. 끊임없는 사고와 학습, 그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자연스러운 감정의 작용은 억제되고 원래 가지고 있는 인체의 자연치유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이다. 3개층의 뇌가 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 신피질에 편향된 구조로 현대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인간의 뇌는 생명현상, 감정정화, 성찰과 창조의 모든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일부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잃어버린 뇌가 가진 본래의 능력을 회복하는 것은 현 인류가 당면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뇌를 인류가 갖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부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 밝혀지고 있는 뇌의 호르몬에 있다.

최근 뇌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뇌 속에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면 심적으로 평화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반대로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뇌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이란 호르몬이 분비된다. 또한, 너무 기쁘고 쾌락이 느껴질 때는 도파민이란 것이 나오는데, 중독성이 있어 지나치게 추구하면 몸에 도리어 해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 인류가 가진 마지막 자산 '뇌'
ⓒ2005 한국뇌과학연구원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행복과 평화는 '느낌'이고, 또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세로토닌과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은, 우리의 의식 작용이 실제 인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증거이기 때문이다. 한 발짝 나아가면, 우리의 뇌가 어떠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선택하느냐에 행복과 평화로 가는 길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국가나 개인의 경쟁력이 정보의 질과 양에 좌우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즉, 정보의 사령탑인 뇌의 활용과 개발이 인류의 문명과 미래를 결정짓는 중심 요소로 강력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우수한 두뇌를 가진 우리 나라로서는 21세기 ‘뇌의 시대(Century of the Brain)'는 분명 축복임에 틀림이 없다. 남은 건 두뇌를 활용하고 개발시켜나가는 것일 것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이 뇌가 가진 가장 큰 능력이라고 할 때, 어릴 적부터 자신의 뇌를 믿고 활용해 나가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21세기 과학분야에서는 ‘뇌과학’이, 교육분야에서는 ‘뇌기반교육’이 하나의 코드로 손꼽힐 만큼, 인류에게 남은 건 이제 '뇌(Brain)' 하나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뇌'를 인류가 가진 마지막 희망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를 스스로 깨달을 때 우리의 미래는 한층 더 밝아지리라 기대한다.
이 기사는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사이언스타임즈(ScienceTimes)>에 게재된 내용이며, 필자는 이곳의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5/04/06 오후 1:38
ⓒ 2005 OhmyNews

 

 

 

 

 

 

위기 느낀 인류, 뇌를 찾다

 

 

[뇌과학 시리즈 2] 21세기는 '뇌의 시대'

 

    장래혁(rhchang) 기자
매년 3월 셋째주 지구촌 곳곳에서 특이한 행사가 개최된다. 전 세계 1천여 연구기관과 선진 57개국 정부가 공통적으로 일반인에게 그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것. 누구나 가지고 있으나 아직도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것. 바로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 숙제라는 '뇌(Brain)'이다.

'세계뇌주간(World Brain Awareness Week)'이라고 불리는 이 행사는 1992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 참가국은 현재 57개로 늘어났다. 수없이 많은 영역을 가진 '과학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정부, 연구기관, 학회 등이 함께 한다는 것은 무척 특이한 현상이다.

▲ '2005 세계뇌주간' 일반대중강연
ⓒ2005 과학문화
1997년부터는 유럽에서도 '뇌 주간'이 개최되었다. 1999년부터는 유럽국가들끼리 연합하여 동시에 '뇌 주간'을 개최하고 있다. 또 2000년에는 국제 뇌 연구기구 및 유네스코의 후원으로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도 참가해 '세계 뇌 주간'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한국뇌학회, 대한뇌기능매핑학회, 한국뇌신경과학회, 한국인지과학회 등 4개의 학회가 주관하여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일반인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전국적으로 여러 곳에서 동시에 개최했으며, ▲뇌의 신비와 바이오리듬 ▲한국인에게 반발하는 뇌질환 ▲우리의 일상생활과 뇌 ▲언어, 뇌, 컴퓨터 ▲뇌의 이해와 기능 등에 대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강좌가 펼쳐졌다.

뇌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은 국가적 차원을 넘어섰다. 이미 선진국 중심으로 'Human Frontier Project'를 통해 범국가적으로 진행하고 있을 정도이다. 뇌가 인간의 총체적인 사고와 기능을 담당하듯, 과학 분야에서의 뇌 과학도 모든 것이 융합된 분야다. 미국에선 '뇌 과학을 통한 과학(Science through Neuroscience)'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학문 영역이 빠르게 그 벽을 허물기 시작하며 하나로 모이는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21세기 과학의 특징이다.

왜 21세기를 '뇌의 시대'라고 할까?

▲ 모든 창조의 근원이자 열쇠인 '뇌'
ⓒ2005 과학문화
뉴턴이 물리학의 토대를 만들고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물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 20세기의 과학이었다.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 건축, 토목, 기계분야는 자연을 허물고 수많은 구조물을 건설하게 만들었고, 반도체로 상징되는 전기전자기술의 발전은 지구촌을 하나로 만드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문명의 발전이 어디까지인지 모르지만 20세기가 끝날 무렵 인류는 공통적으로 지구촌의 '위기'를 느꼈다. 새롭게 생겨나는 각종 바이러스와 그에 따른 질병들, 대규모 기아사태, 지역 및 민족분쟁 등. 문명은 성장했으나 정신적 공허함은 커져 갔고 가족의 가치는 파괴되고 인간성은 상실되어만 갔다.

21세기가 뇌의 시대라고 하는 것에는 '뇌'가 갖는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목적이 깔려있다. 물론 주된 것은 뇌과학이 갖는 중요성이지만 인간의 모든 창조활동에 근원이 되는 '뇌'야말로 현재 인류 스스로가 만들어온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라는 희망이 숨어있는 셈이다.

뇌기반교육이란?
21세기 교육의 키워드

'뇌기반교육(Brain-based Education)'이란 두뇌개발에 대한 뇌과학분야의 성과를 바탕으로 뇌를 이해하고 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론적, 실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교육이론을 말한다.

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과학교육이 '교육'의 개념에서 '학습'의 개념으로 개편되고, 특히 뇌과학연구를 중심으로 교육적 연결이 이루어지면서 뇌기반학습(BBL: Brain-based Learning) 중심으로 과학교육의 초점이 변화하고 있다. 더불어, 21세기 '뇌'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인성회복에 교육의 초점이 모아지면서, 21세기 교육의 새로운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뇌기반교육여건의 초기 형성단계에 있다. 부분적으로 '뇌'에 초점을 맞춘 학습이 공교육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2004년 뇌기반교육전문잡지인 '브레인에듀(BrainEdu)'의 탄생이나 뇌호흡교육, 해마컴 등 뇌기반교육에 관련한 시장도 어느 정도 활성화되어 있는 편이다.
'뇌'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는 그 자성을 밑바탕에 깔고서 도전하는 마지막 과학의 영역이라는 아이러니를 가진 셈이다. '뇌'에 대한 관심은 과학을 넘어 예술, 문학, 교육 전반에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어 나가고 있다. 어쩌면 과학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뇌는 인류가 가진 마지막 자산'이라는 공통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뇌'에 대한 연구가 과학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 것은 뇌과학(Brain Science)이 밝혀내고 있는 뇌의 가치가 생각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뇌의 작용원리와 의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교육, 문화전반에 근본적이고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뇌 연구를 통해 증명해가고 있다. 뇌는 인간성 상실로 대표되는 정신적가치의 회복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21세기 과학분야에서는 뇌과학, 교육 분야에서는 뇌기반 교육이 코드로 떠오를 만큼 새로운 세기의 화두는 '뇌'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 뇌 기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뇌에 대한 관심과 과학적 연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것은 뇌에 숨겨진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것보다 뇌가 가진 무한한 창조성을 깨닫고 보다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야 한다.

'뇌'는 인간이 행하는 모든 창조활동의 근본이자 인류가 가진 마지막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매주 오피니언리더들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주간지 '과학문화' 4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05/04/09 오전 10:55
ⓒ 2005 OhmyNews

 

 

 

 

뇌(Brain)에 숨겨진 무한의 에너지

 

 

'뇌'가 가진 무한한 창조성은 인류의 미래를 보여준다

 

    장래혁(rhchang) 기자
과거 신의 영역으로까지 치부했던 '뇌'의 신비가 눈부신 과학의 발전으로 점차 그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뇌를 인류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자 희망이라고 한다.

▲ 인간 창조활동의 근원 '뇌'
ⓒ2005 장래혁
뇌가 가진 잠재된 능력을 엿볼 수 있는 한 가지 사례. 작년 동남아에 쓰나미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을 때, 인도남부의 한 원시부족은 지진해일 전 이미 안전지대로 대피해 참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바람의 냄새를 맡고 노 젓는 소리로 바다의 깊이를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 지진과 해일 전에 미리 이동한다는 동물의 육감에 버금갈 정도다. 과거 같으면 단순히 신비로운 대상으로 넘어갔을 이 사건이 이제는 과학적 영역으로 들어섰다.

뇌에는 어떠한 에너지가 숨겨져 있는 걸까?

최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는 흥미로운 논문 한 편이 게재됐다. 현상은 존재했으나 오랫동안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치부했던 인간의 '육감'이 뇌의 일부에 존재한다는 것. 워싱턴대의 조슈아브라운은 "어떤 갈등상황을 처리하는 전두대피질로 알려진 뇌 부분에 이런 육감이 존재, 닥칠 위험에 대해 경보를 울린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인간이 지닌 위험감지능력인 셈이다.

뇌가 가진 무한한 능력은 인간만이 지닌 독특한 뇌의 구조에 기인한다. 뇌는 기능적으로 신피질, 구피질, 뇌간의 3개 층으로 나뉜다.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가장 안쪽에 위치한 뇌간은 '원시뇌'로 불리며 생명활동을 담당한다.

악어의 경우 몸 일부가 잘려도 살아나는 놀라운 생명력은 이 뇌간이 대단히 활성화된 경우. 하지만, 감정과 사고는 하지 못한다. 감정은 구피질에서 담당한다. '포유류의 뇌'라도 불리며 감정과 관련된 대뇌변연계를 포함한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것이 언어, 학습, 기억 등 모든 사고활동이 일어나는 '인간의 뇌'라 불리는 신피질이다.

다시 말해, 인간만이 이 3개 층을 두드러지게 갖고 있다. 생명활동을 담당하는 뇌간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인간이 가진 생명에너지를 극대화시킬 수도 있으며, 자유롭게 감정을 조절할 수도 있다. 또한, 창조성과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위대함을 갖는다. 이것은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이 3개의 뇌가 통합이 되었을 때 나오는 에너지가 과거 신비로움으로 치부됐던 많은 현상들의 근원이다. 위험에 처한 아기를 구하고자 쇠창살을 휘어버리는 건 뇌간의 생명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발현된 것이다. 눈을 감고 사물을 인지할 수 있다거나 일란성쌍둥이에게서 특히 보이는 텔레파시 같은 현상도 이제는 모두가 과학적 연구대상으로 들어서 있다.

▲ 뇌의 무한한 가능성 HSP
ⓒ2005 KIBS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HSP(고등감각인지)에 대한 연구가 되고 있다. HSP(Heighened Sensory Perception)이란 뇌의 정보처리능력이 고도로 발달하여 인간의 기본 오감을 뛰어넘은 그 이상의 감각이 발현되는 것을 말한다. 빛이 없어도 사물을 알아보는 능력을 가진 동물이 많듯, 사람에게도 외부정보를 인지하는 다른 방법이 과학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것.

한국뇌과학연구원(www.kibs.re.kr)에서는 자체 개발한 두뇌개발프로그램을 통해 HSP현상을 보여주었으며, HSP뇌개발분야에 대해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연구해오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인 노벨상후보로 손꼽히는 조장희 박사(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소장)와 공동연구협약을 맺어 최첨단뇌영상장비를 통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뇌가 가진 무한한 창조성을 깨닫고 보다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함일 것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이 다름 아닌 인간이 가진 가장 큰 능력이다. '뇌'가 가진 무한한 창조성은 인류의 미래를 보여준다. 뇌 개발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할 때, 인간에 대한 인식은 변할 것이고 인류 문명은 또 한 번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
이 기사는 계간지 '산업인력' (2005. 봄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05/04/15 오전 10:14
ⓒ 2005 OhmyNews

 

 

 

 

뇌과학으로 아시아 명상의 신비 벗긴다

 

 

종주국은 아시아, 과학적 연구는 서구에서 활발

 

    장래혁(rhchang) 기자
2003년 9월 19일 세계 최첨단 과학기술의 산실인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무척이나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인물이 캠퍼스를 찾았다.

주인공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 이날 행사는 MIT 신경생물학 연구소가 주최하는 ‘정신연구회의’로, 공동후원인 자격으로 참석해 과학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물론 그 전에도 과학자모임에 참석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달라이라마가 공동후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는 처음이었기 때문.

연구소의 신경생물학자들이 달라이라마를 후원자격으로 모신 것은, 바로 미국사회의 패러다임까지 바꿀 만큼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아시아의 ‘명상(meditation)’에 대한 연구를 하기 위한 것. 과학적 연구를 위해서 명상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동양의 명상(meditation)에 대한 뇌과학적 연구는 이미 서구 과학계에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서고 있을 만큼 적극적이다. 종주국인 동양에서 단지 신비롭고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있을 동안 서양에서는 이미 의학, 과학, 교육분야에서의 연구가 국가적 차원에서까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NIH(미국국립보건원)은 2000년대에 들어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연구비를 지원해오고 있다. MRI(자기공명영상)이나 fMRI(기능성자기공명영상촬영)같이 뇌 속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분석장비들이 발달하면서 명상의 신비가 점점 벗겨지는 추세다. 현재 하버드대와 MIT대를 필두로 미국의 많은 대학이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본격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서구에서 '명상'은 이미 하나의 트랜드를 넘어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순한 동양의 심신수련을 넘어 의학, 교육계로까지 확대되고 있고 그 저변에는 서구의 합리적 이해를 뒷받침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의 명상이 서구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되는 동안 정작 그 종주국들의 과학적 연구는 조용하다. 특히 우리 나라는 단월드, 국선도, 수선재, 연정원 등 그 어느 나라보다 명상단체들이 즐비하다. 교육기관은 다양하지만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말이 있다.

한국의 심신수련 역사는 고조선의 선도문화로부터 비롯되었고 한민족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하기 때문에, 실제 명상의 종주국이 우리 나라라는 것 그리고 수련법들과 그 깊이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높아 인도를 넘는 명상의 종주국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오랜 역사에 비해 세계화를 위한 과학적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세계적 정신지도자인 달라이라마를 직접 초청하는 MIT 대학의 열정과 열린 사고가 부러울 정도이다. 오히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도 신비와 비과학적 대상으로 여겨 과학자들이 연구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 당시 디스커버리지에 실린 조박사의 침 논문
ⓒ2005 Discover
최근 세계 최초로 PET(양전자방출영상) 장비를 개발해 한국인 노벨상 후보로 손꼽히는 조장희 박사가 한국 고유명상의 뇌과학적 연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한국뇌과학연구원(www.kibs.re.kr) 이승헌 원장과 공동연구협정을 맺고, HSP명상(단학, 뇌호흡)의 뇌과학적 연구에 본격 나섰다.

동양의 ‘침‘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개척해 동양의학의 신비를 서양과학으로 밝힌 과학자로서도 유명한 조 박사는 미국서 침 연구 당시 “침의 종주국은 아시아인데, 과학적 연구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막대한 시장은 모두 서양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을 잘 활용해서 그것에 집중한다면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많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이 섞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현재 전세계에 불고 있는 ‘명상’ 붐은 단순한 트랜드를 넘어서고 있어 과거 ‘침’에 대한 서양의 관심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수천 년의 역사 동안 이뤄온 많은 정신적 자산들을 소중하게 지켜내고 더 이상 신비주의나 비과학적 대상으로 치부해서도 안 될 것이다. 열린 사고와 더불어 끊임없는 과학적 연구로 아시아적 가치들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2005/04/21 오전 9:02
ⓒ 2005 OhmyNews

 

 

 

출처 : 뇌의 본질을 아십니까?
글쓴이 : e-이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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