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낚시터의 풍경/홍미영

공전과 자전 2008. 1. 10. 17:32

      낚시터의 풍경 민들레 홀씨 뿌석 날리는 양화진 넓은 강가에서 봄은 노란 햇빛을 한없이 먹고 있습니다 검붉은 뺨 위에 허연 구레나룻이 듬성듬성 제멋대로 꽈리를 틀고 해장술에 붉어진 눈은 세상을 탐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가끔 껄떡이던 물새들이 잠잠해질 때쯤 처적처적 두 대의 낚싯대를 풀고 눈뜬 채 午睡를 청합니다 그가 기다리는 희망은 물속 깊숙이 잠겨 움직이질 않고 크게 내쉬는 회한의 숨결은 산들 강바람이 삼키고 있습니다 민물게가 검바위에 미끄러져 오르면 이십년 지난 젊음이 떠오르고 물풀이 흐느적거리며 붉은 찌를 감을 때면 십년 지난 좌절이 봄을 휘감습니다 그는 자꾸 물 위에 대고 묻습니다 돌아갈 집이 어디에 있습니까 가져갈 꿈은 어드메 있단 말입니까 ? (큰 강가의 한 낚시꾼) 詩 홍미영 님 착한사슴 옮김

      출처 : 낚시터의 풍경/홍미영
      글쓴이 : 착한사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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