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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APEC기념 '첨단 멀티미디어 해상쇼'
공전과 자전
2005. 11. 17. 22:58

2005년 11월 부산은 축제중이다. 11월16일 저녁 8시 30분부터 50여분간 펼쳐졌던 APEC기념 '첨단 멀티미디어 해상쇼' 아침 식탁에서 "나 광안리에 불꽃구경 갈거요" 남편 왈" 일찍 올끼다" 내 왈" 머할라꾜 예?" "축구봐야제."" 그람 혼자 보던가..나는 구경갈꺼구먼.." "T.V로 봐도 될낀데 뭐하러 복잡한델 가냐.." A.P.E.C 기간동안 사람들 많이 모이는데는 가지말라던 남편 부득부득 나서려는 마눌이 영 못마땅한가보다. "불안하면 따라 나서던가하모 되지..말리긴 왜 말려.." 내게 언제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싶은 마음에 함께 축구를 보자고 요리 조리 구실을 만드는 남편의 만류를 뿌리치고 걸어서 가기로 작정하고 저녁 6시30분 집에서 출발했다. 내 생애 처음 그렇게 많은 인파속을 걸어본 적이 없다. 온 동네 사람들이 무슨 걷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처럼 모두들 두터운 옷으로 무장을하고 삼삼오오 해변쪽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피난민 행렬이 저랬을까..? 지하철로,버스로,승용차로, 먼곳에 사는 사람은 물론 광안리 가까운 동네서부터 해운대서 걸어온 사람들 이 골목 저 길목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로 바닷가로 향하는 신호대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밀리듯 바닷가로 향하니 이미 넓디넓은 백사장이 자갈을 부어놓은것 같기도하고 커다란 콩나물 시루마냥 사람들로 빼곡하다. 한 시간쯤의 여유가 있어 백사장으로 내려가 자리를 잡았다. 시각이 가까워올수록 점점이 사람들로 들어차는데 그 광경이 화선지에 먹물이 서서히 번져나가듯 점차로 백사장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없이 메워지고 있었다. 주변의 상가들의 창문앞에 바닷가쪽을 향해 사람들이 파리떼 처럼 붙어서 있었다. 초겨울 밤바다의 찬 바람도 아랑곳없이 주변을 둘러본다. 시시각각 변하는 광안대교의 조명이 그날따라 더욱 아름다운건 초겨울 하늘에 하얗게 떨고 있는 시월상달과 파아란 하늘에 한가로이 떠 있는 뭉게구름, 그리고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어우러졌기 때문이리라. 불꽃축제를 알리는 신호음이 떨어지자 광안리 하늘은 천상의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어떤 수식어로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 너무나 고와서 차라리 눈물이 났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박수를 치고 하늘에서 눈을 떼지못한다. 해상 쇼는 폭죽과 레이저, 영상, 조명,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모두 9막으로 구성돼 하나의 스토리 전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광안대교에 ‘APEC’ ‘BUSAN’이란 문구가 새겨지면서 시작해 각 막마다 ‘갈매기의 꿈’ ‘새로운 물결’ 같은 주제에 따라 불꽃·영상 쇼가 웅장한 음악과 함께 펼쳐졌다. 바다 위에 띄워놓은 배 위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8만발의 폭죽은 광안리 바닷가를 메운 100만 인파의 탄성과 감탄을 자아냈다. 밤하늘의 별들이 모두 모여서 오색빛깔 옷으로 갈아입고 일제히 내 앞으로 달려들었다가 빠알간 재를 남기며 사라져갔다. 첨단레이져와 불꽃의 절묘한 조화는 I..T 강국의 면모를 다시한번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A.P.E.C 기간동안 입장이 다른 집단간의 미묘한 갈등도 있었고 시민들도 약간의 불편함도 감수해야했지만 미래를 바라보고,대의를 위해서라면 시시비비는 조율할 줄 아는 아량도 필요하리란 생각을 해본다. 백사장 한편에다 술판을 벌여놓은 눈쌀 찌푸리게하는 광경도 있었지만 대체로 시민들의 의식수준도 많이 나아진듯 보였다. APEC 기간동안 부산을 찾은 외국의 투자자들은 정보기술 [I.T]능력,생명공학의 잠재력,우수한 인재, 지리적 여건,등 투자할 매력이 크나 투자는 망설여진다고 한다 국내 투자여건이 국제수준에 못 미치는건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와 반기업 정서 반시장적인 정부정책 등을 고치지 않으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할거라는 우회적인 표현이다. 9시40분에 마지막 불꽃 "나이야가라 폭포쇼"를 보면서 모여든 사람들은 환성을 지르다못해 발을 동동 굴리며 어쩔줄 모른다. 정말 환상적이었다..저렇듯 아름다운 불꽃을 만들어 낼 수있는 세계적인 기술을 지닌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웠다. 걸어서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가까워오는 시각 한국이 축구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 이래저래 마음 뿌듯하고 기분좋은 하루였다. 이틀 후면 A.P.E.C 이 막을 내린다. 이 것을 계기로 침체된 부산경제가 활기를 찾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램해본다. 정치의 이념도 경제논리도 알지 못하는 무지한 아줌씨지만 광안리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은 저 불꽃처럼 세계를 향해 내 조국이 아름다운 비상을 해주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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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킬로미터에 걸친 광안대교 상판에서 30미터 바다 아래를 향해 동시 다발적으로 불꽃을 늘어뜨리는 이른바 '나이아가라 폭포쇼' 그 아름다움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답니다..저 정말 울었어요..*^^출처 : 문학 나무늘보의집글쓴이 : 보형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