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날 쉽게 보지마’ 묵밥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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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밥’은 참 만만한 음식이다. 먹기 좋게 채썬 묵 위에 신김치, 오이, 김가루 등을 얹고 육수를 부어 찬밥 한덩어리 휙휙 말면
그만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참 까다롭다. 도토리, 메밀을 갈아 앙금을 내어 풀 쑤듯 쒀 만드는 과정이 여간 번거롭지 않다. 대표적인 ‘느림보
음식’. 그만큼 현대인에게 약이 된다. 낮은 칼로리로 다이어트식으로 안성맞춤이다.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 돼 여름철 별미로도 손꼽힌다.
#정성, 시간 필요한 느림보 음식
묵밥은 대부분 도토리묵으로 만든다. 도토리는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너도밤나무 등의 열매이다.
‘도토리 나무는 들판을 보고 열매 맺는다’는 말이 있다. 그해 벼농사가 흉년이면 토실토실한 열매가 더 많이 열린다는 것이다.
구황식품으로 전국에서 먹어왔던 서민식이었다. 먹을 것이 풍족한 요즘 묵은 넘쳐나는 살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다.
서울에는 묵밥 전문점이 드물다. 2년전 성북구 성북동에 생긴 묵밥집이 유명하다. 지난해 겨울 간판을 ‘더 밥(The
Bob·02-741-0383)’으로 바꿨다. 시원한 묵밥, 따뜻한 묵밥, 새싹비빔묵밥(6,000원), 매콤한 묵밥(7,000원) 등 다양하다.
이재효·신선미(33) 부부가 함께 운영한다. 충청도가 고향인 신씨의 친정어머니 솜씨가 묻어있다. 어린 시절 먹던 묵밥의 기억을 쫓아 오는
중장년층부터 ‘새로운 음식’으로 신기해하는 젊은이들이 찾는다.
100% 국내산 도토리가루로 직접 쑤어 만든다. 요즘은 기계가 주걱을 돌려 2시간 정도 쑨다. 굳히는 데만 12시간 이상 걸린다. 묵은
썰기도 까다롭다. 뭉글뭉글하고 칼에 달라붙어 힘이 들어가기 때문. 묵만 전문적으로 썰던 조리사가 힘들다며 나동그라지는 바람에 0.4~0.5m
두께로 묵을 써는 기계까지 개발했다.
“도토리는 재배해서 수확하는 열매도 아니고 자연산이잖아요. 담백한 맛을 살리려고 화학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양파, 파,
마늘, 다시마, 멸치로 육수를 내고 시원한 묵밥에는 동치미 국물을 섞죠.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첫 맛에 빠지기보다는 두어번 맛 본 분들이 또
오시더라고요.”
이재효씨는 묵밥집을 시작한 후 덤으로 얻은 게 있다. 바로 날씬한 몸매. 1년 전 100㎏의 체중이 79~80㎏으로 줄어들었다.
“점심을 묵밥으로만 먹었어요. 밥은 몇 숟가락 넣고요.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서서히 살이 빠지더니 40인치였던 허리가 지금은 33인치가
됐어요.”
#열량 낮은 다이어트식
묵은 열량이 낮다. 풀무원 기술 연구소에 따르면 도토리묵 100g 기준으로 열량은 40칼로리, 탄수화물(2%), 단백질(2%),
칼슘(1%) 등이 담겨있다. 지방은 0.1% 정도로 거의 없다. 도토리의 떫은 맛은 타닌이란 성분 때문이다. 가루를 우려낼수록 없어진다. 타닌의
많고 적음에 따라 묵 색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다이어트식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묵의 제품화에 열기를 띠고 있다.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을 직접 재배해
우량한 도토리 수확을 연구하고 있다. 도토리는 야생에서 걷어들여 채취량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묵에 관하여’라는 책자까지
만들었다. 책에는 묵을 응용한 20여가지 요리가 소개됐다. 지난해 열린 농업박람회에서 ‘쏙소리 묵’을 내놓았던 구례의 이영애씨(45)는
“졸참나무 도토리가 찹쌀처럼 쫄깃쫄깃해 특히 맛있다”고 말했다.
한국음식연구원 전통음식 이순란 강사(42)는 “묵은 칼로리가 낮아 요즘에 경쟁력 있는 음식으로 다양한 조리법으로 개발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청포묵으로 만든 탕평채는 고기와 야채를 넣어 궁중음식으로 많이 먹었다”고 덧붙였다. 풀무원에서는 ‘찬마루 도토리묵’ ‘찬마루
잔치묵’ 등을 새롭게 내놓았다.
》이렇게 만드세요
▲도토리묵밥
재료-도토리묵, 신김치, 청양고추, 김가루, 쑥갓, 돈나물, 오이, 육수(다시마, 멸치, 양파, 마늘) 만드는법-①도토리묵을 가늘게
썬다. ②신김치에 약간의 설탕과 참기름을 넣고 간한다 ③육수는 소금과 집간장으로 간한다. ④도토리묵을 담고 김치와 야채를 얹어 육수를 붓는다.
▲새싹비빕묵밥
재료-도토리묵, 다양한 새싹 채소, 초고추장(고추장, 식초, 설탕, 유자) 만드는 법-①가늘게 썬 도토리묵을 그릇에 담는다. ②새싹을
보기 좋게 색상별로 얹는다. ③초고추장은 따로 내놓고 식성에 따라 간맞춘다. 촬영협조 ‘더 밥’
〈글 김희연기자〉
〈사진 김영민기자〉
〈사진촬영 ‘더밥’
(02)741-0383〉 |
출처 : ‘날 쉽게 보지마’ 묵밥의 재발견
글쓴이 : e-이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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