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두개골 미국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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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 묘연 두개골, 빈 의사 후손들 비밀리
소장해와 베토벤연구소에 영구 임대되며 美 언론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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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 / 윤준호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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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두개골이 미국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하는 샌호세머큐리.
| 모차르트와 더불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꼽히는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두개골이 미국에서
발견됐다고 실리콘밸리 지역의 유력신문 샌호세머큐리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베토벤의 두개골은 샌 호세 인근 댄빌 시의 사업가
폴 카우프먼이 오랫동안 비밀리에 보관해오던 베토벤의 두개골을 샌호세주립대학 베토벤 연구소에 영구 임대하면서 미국 언론에 알려지게
됐다.
베토벤 연구소는 “지난 6년 동안 DNA 검사를 포함한 법의학적인 연구를 벌인 결과 이 두개골은 실제 베토벤의 것임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이미 베토벤의 실제 머리카락을 보존, 연구하고 있다.
유럽에서 살며 활동했던 베토벤의 두개골이
어떻게 미국까지 건너오게 됐을까. 이 두개골은 카우프먼의 증조부의 증조 아저씨였던 오스트리아 빈의 의사 로메오 셀리그만으로부터 후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베토벤은 182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사망해 그곳에 묻혔다. 그 후 1863년 무덤에 대한 발굴작업이 이뤄졌으며
두개골도 이 때 발굴이 됐으나 그동안 행방이 묘연해왔다. 카우프먼에 따르면 당시 셀리그만이 비밀리에 크고 작은 두개골 조각 13개를 입수,
보관했다는 것이다.
베토벤 연구소는 베토벤의 임종에 참석했던 열성 팬 게하르트 폰 브로이닝이 무덤 발굴 후 두개골을 보관하다가
연구를 위해 의사인 셀리그만에게 맡긴 것으로 보고 있다.
두개골은 이후 셀리그만의 후손들에게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으며
1990년까지는 프랑스 방스에 살던 후손 토마스 데민즈가 보관하고 있었다. 그 해 데민즈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사촌 조카인 미국의 카우프먼이
두개골을 맡게 된 것이다.
학자들은 이 두개골이 베토벤에 대해 많은 것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력을 상실하고도 위대한
작품을 수많이 작곡한 베토벤이 27~28세경 청력을 상실하게 된 원인도 이 두개골을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
또한 말년에 베토벤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급기야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알려진 납중독 여부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베토벤의 괴팍한 성격까지도 납
중독으로 인한 고통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토벤 연구소는 2000년 조사 결과 베토벤의 머리카락과 두개골 모두에서 높은
수준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베토벤은 죽기 전 담당 의사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죽음과 괴팍한 성격의 원인에 대해
밝혀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한편, 베토벤의 두개골은 당분간 추가 연구를 거친 후 일반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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