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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스크랩] 뇌질환 발병전 완치 길 열겠다

가천의과대학교가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조장희(趙長熙·68·미국 UC어바인대) 박사를 영입, ‘가천길재단·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이하 가천 뇌과학연구소)의 창립 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뇌과학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조장희 박사는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 장치(PET)를 세계 최초로 개발, 뇌영상 연구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이날 가천 뇌과학연구소의 창립 기념식에서 조 박사는 “인간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뇌에 대한 완벽한 규명을 위해 고해상도의 PET-MRI Hybrid(퓨전영상) System을 2년안에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퓨전영상은 바로 뇌세포의 분자과학적인 변화를 선명한 3차원의 동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최첨단 의료기기로 인간의 불치병 치료와 예방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세계적인 의료기기업체의 하나인 독일 지멘스사가 이 연구소에 640억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는 PET-MRI Hybrid System 개발 및 산학기술협력 조인식을 가졌다. 이 기기의 탄생은 의학적·사회적·산업적으로도 큰 지각변동이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셈이다. 바로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조장희 박사를 만났다.

_지금 세계는 바이오, 나노 등 생명공학과 의공학의 연구에 총매진하고 있다. 조 박사께서 앞으로는 뇌과학시대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에서 핵물리학과 바이오공학 분야의 예산 투자 규모를 보면 5년전까지는 엇비슷했지만 현재는 바이오공학 분야가 300억달러 규모로 핵물리학 분야보다 무려 6배나 많다. 바이오가 주도하는 세상으로, 인간 맵을 해결하는 뉴로 사이언스 분야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뇌과학은 바이오 중에서도 핵심 분야다. 요즘 미국에선 ‘뇌과학을 통한 과학’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그만큼 모든 학문영역이 뇌과학과 융합하고 있다.

또 현대인의 40%가 정신분열증, 우울증 등 뇌에 관한 질환을 앓고 있다. 그만큼 뇌과학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_지금까지 연구해오던 PET(양전자방출단층 촬영기)나 fMRI(핵자기공명영상)를 합치는 퓨전영상을 개발하고자 뇌과학연구소를 창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

▲뇌의 신비를 벗기기 시작한 20세기는 뇌 과학을 위한 많은 새로운 기기들의 발전과 생물 및 분자 과학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뇌 신경 전달 물질과 이들의 변화를 볼 수 있는 PET나 fMRI 같은 기기가 발명됨으로써 그 속도는 가속화되었고, 뇌의 신비로운 작용을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를 더 발전시킬 가능성은 없는가의 의문점은 남는다.

이들 첨단 뇌영상 기기들의 장점을 융합한 PET-MRI를 연구개발하려 한다. 연구개발될 PET-MRI는 아무도 시도해 보지 못한 최첨단 HRRT PET와 초고자장 UHF-MRI인 7.0T MRI를 융합한 것으로, 시간과 공간의 오차를 극소화한 뇌 영상과학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뇌 과학 연구이다.

_연구개발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5년후인 2009년에 퓨전영상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이전이라도 가능한가.

▲현재 계획으로는 2년 정도면 영상개발은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완제품이 나오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보다 최소한 3년 이상 앞서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는 이 기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가천의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에서도 몇번 이런 의사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한 곳이 없었다.

_퓨전영상기의 활용은 인간에게 어떻게 유용한가.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해 달라.

▲정신분열증과 우울증 등 현대인에게 많은 마음의 병들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약의 효과에 의한 뇌 전달물질 및 수용체의 변화를 볼 수 있어 이들 정신질환에 대한 획기적인 이해와 이를 통한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최근에 발달하고 있는 유전자 연구 및 유전자 공학은 또다른 뇌 질병과 치료 그리고 기타 뇌암 등의 조기진단 및 치료까지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유전자 조작을 통한 뇌질환 및 기타 질병의 치료는 PET의 새로운 연구 영역으로 등장, DNA 조작을 통한 유전자영상 및 유전자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파킨슨병의 경우, 신경전달물질이 70∼80% 이상 망가져야 나타나는데, 10% 정도 줄었을 때 미리 감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배아줄기 세포를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질환자에게 이식했을 때 이들 배아 세포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직접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암 등 시간을 다투는 무서운 병들의 조기 진단 등에 활용될 것이다.

_뇌 과학연구에 외국 유명 대학과의 공동 프로젝트도 생각하고 있는가.

▲물론이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것이다. 외국 연구원들이 많은 곳이 좋은 연구소라고 본다. 외부의 좋은 정보와 지식체계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포지엄을 통해 유명 과학자들과 함께 공동 연구를 할 것이다. 특히 연구소에 외국 연구원들이 머물면서 연구할 수 있도록 5개의 방이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마련할 생각이다.

_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가 앞으로 어떤 연구소가 되길 바라는가.

▲뇌 연구에 관한 국가센터로 성장했으면 한다. 신경분자과학 등 각 분야가 망라된 200∼300명의 연구원이 있는 센터 말이다. 인간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최고의 기기가 있는 곳이라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는 미지의 과학분야이기 때문에 우리가 한번 시도해 볼 만하다. 앞으로의 시대는 세계의 최고가 아니면 안되는 시대다. 앞으로 각국의 유명 MRI센터 과학자들이 이 기기가 필요해서 몰려올 것이다. 또 치료를 받기 위한 세계적인 부호들도 올 것이다. 그러면 인천은 세계적인 뇌과학 R&D기지가 될 것이다.

_오늘 독일의 지멘스사가 가천의대와 640억원을 투자하는 퓨전영상 개발 및 산학기술협력 조인식을 가졌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연구에는 엄청난 금액이 필요하다. 또 큰 규모의 생산체제도 있어야 한다. 독일 지멘스사는 내가 MRI 및 PET를 개발할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회사이며, 최신의 기계인 7.0t MRI를 생산하고 있는 세계적인 의료기기 업체다. 이번 조인식으로 앞으로 좋은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

_조박사가 연구하는 분야에서 노벨 의학·생리학상 수상자가 나왔다. 퓨전영상시스템이 개발될 경우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있다는데.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면 정말 좋은 일이라고 본다. 국가의 영예일 것이고 우리나라가 진정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능하다고 본다.

조원익기자/wick@segye.com

출처 : 뇌질환 발병전 완치 길 열겠다
글쓴이 : e-이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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