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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스크랩] 황금돼지가 몰고 올 돈(豚)의 경제학

황금돼지가 몰고 올 돈(豚)의 경제학

600년이든 60년이든 12년마다 돌아오는 해이든 다산과 풍요, 복과 재물의 상징인 황금돼지해라는 단어는 2007년 실낱 같은 하나의 희망이다. 당장 돼지띠 자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고민에 빠진 정부가 기대에 들뜨고 임신부들이 줄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그리고 영·유아복업체와 유통업체가 희색이 만연하다. 게다가 돼지는 저축, 투자를 상징하니 금융업계에서도 올해를 투자의 해로 선포할 정도이다. 얄팍한 상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 환경이 어떤가. 고유가 환율상승으로 믿었던 수출에도 위기가 찾아오고 내수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분별한 소비, 무분별한 출산의지는 자제해야 마땅하나 합리적 소비와 출산에 대한 주의 환기가 일어난다면 이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다행히 쌍춘년 결혼이 늘면서 2006년 신생아 수가 5년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작년 4분기 들어 각종 지표에서 반짝 회복 효과가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아주 조금 나아졌다.

중국을 일으킨 작은 거인 덩샤오핑(鄧小平)은 실용주의, 선부론(先富論, 부유할 수 있는 사람부터 유해져라)을 내세우면서 까만 고양이든 하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펼쳤다. <이코노믹 리뷰>는 황금이든 희든 검든 색깔이 문제가 아니라 돼지가 경제에 힘을 북돋워주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면 된다는 신(新) 금돈백돈론(金豚黑豚論)을 주창하는 바이다.

 

돈(豚)의 경제학 |① 돼지에게 배우는 인생과 경영


돼지는 혁신이다 

복과 재물 vs 탐욕과 나태, 모순적 가치 담고 있어
슘페터 주창한 혁신의 길인 ‘창조적 파괴’떠올라

【 돼지에게 배우는 인생과 경영 】
▷ 레인메이커가 돼라 돼지는 하늘에 바치는 신성한 재물이자 재산과 복의 근원으로 여겨졌다. 집안에 부를 가져다주는 길상의 동물이다.
▷ 분위기메이커가 돼라 돼지는 하늘에 바치는 신성한 제물인 동시에 상서로운 징조로서 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이다.
▷ 봉사와 희생의 정신 제의에 돼지를 쓰는 풍속은 고구려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때의 돼지를 교시라 하여 신성하게 여겼다.
▷ 편견을 극복하라 돼지는 더럽고 게으른 동물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누울 자리를 깨끗이 유지하고 대소변을 가릴 줄도 아는 영리한 동물이다.
▷ 조직에 유익한 인물이 돼라 돼지는 대부분 식용으로 사육된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주고 혈류를 왕성하게 하는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 공해물질을 체외로 밀어내고 중금속 해독에 좋다.
▷ 사업을 넓혀라 돼지는 한 배에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고 잘 먹고 잘 자라는 특성을 가져 번창을 상징한다.

돼지는 신화에서 신통력(神通力)을 지닌 동물, 제의(祭儀)의 희생(犧牲), 길상(吉祥)으로 재산(財産)이나 복(福)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을 상징한다. 그런 반면에 속담에서는 탐욕스럽고 더럽고 게으르며 우둔한 동물로 묘사되는 모순적 양면성을 지녔다.

실제로 돼지하면 더럽고 게으르고 탐욕스럽고 우둔한 동물을 연상한다. 대부분의 속담과 일부 지역의 설화에서는 돼지의 생김새와 생태적 특성에서 기인한 이런 이미지가 두드러지게 표현되고 있다. 돼지우리에 주석 자물쇠(격에 맞지 않는 지나친 치장), 돼지 멱따는 소리(거친 목소리로 듣기 싫은 노래를 크게 부를 때) 등처럼.

이에 반해 돼지는 엄연히 십이지의 마지막 수호동물로서 길상의 근원이었다.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에는 돼지를 하늘에 제사지낼 때 제물로 사용했고, 유리왕 19년(서기전 1년) 8월에 교시(제사용 돼지)가 달아나 신하가 각근(다리 힘줄)을 끊어 잡아 왔다. 그러자 왕은 “하늘에 바칠 제물을 다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돼지를 잡아온 사람을 죽였다는 기록도 있다.

상형한자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집과 돼지(시(豕))가 조합한 가(家 집가) 자를 보면 고문에서 신성한 장소로만 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도 돼지머리를 상에 올려놓고 고사지내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은 것도 이런 연유 때문.

돼지의 신통력에 관한 문헌도 적지 않다. ‘고려 태조의 조부가 용왕에게서 얻은 돼지의 인도로 개성 만월대에 집터를 잡았는데, 그로 인해 손자(왕건)가 고려를 건국했다’고 한다.

돼지에 대한 평가는 바다 건너 서양으로 가면 혐오의 대상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서양은 혐오, 동양은 야누스 평가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 떠올라

복과 재물, 탐욕과 나태, 동양과 서양에서 모순적 가치를 지닌 돼지를 보면 20세기 서구에서 시작되어 21세기 세계를 지배하는 거대한 담론이자 모순적 표현인 창조적 파괴라는 말을 생각나게 한다. 창조적 파괴는 20세기 자본주의 경제학을 대표하는 조지프 슘페터가 29세 때인 1912년에 쓴 경제발전론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용어이다. 이후 창조적 파괴는 국가와 기업가는 물론 개인의 역량 개발 등에서도 수없이 사용되어 왔다.

슘페터는 개인 기업가들의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경제가 발전해 가는 과정을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라고 불렀다. 창조적 파괴, 혁신을 위한 요인으로 신제품의 발명 또는 개발, 신시장 개척, 신산업·신조직 형성 등을 꼽았다.

2006년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토머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를 보자. 프리드먼은 세계를 평평하게 만드는 10가지 동력이 합쳐지고 힘을 모으면서 새롭고, 보다 평평하고, 세계적인 활동공간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고 봤다.

그 안에서 기업이나 개인은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관행, 기능, 과정을 받아들였다. 가치창출을 위한 방식은 대규모의 수직적 방법에서 보다 수평적인 방향으로 이동했다. 비즈니스를 위한 이 새로운 활동공간과 새로운 비즈니스 수행 방식의 결합이 두 번째 융합이었고, 이는 세계를 보다 평평하게 만들었다.

이런 과정 중에 수십억 명에 이르는 전혀 새로운 집단의 사람들이 중국, 인도, 구소련 등 새로 만들어진 활동공간으로 쏟아져 나왔다. 새롭고 평평한 세계와 새로운 수단 덕분에 이들 중 일부는 빠르게 다른 사람과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었다.

프리드먼의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 바로 창조적 파괴가 있다. 세계가 복잡해지고 구성요소에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계층(전체구조)에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 즉 창발성(emergence)이 나타난다는 것이 창조적 파괴이다.

프리드먼은 평온함에 속지 말라, 평온한 때야말로 진로를 변경해야 하는 순간이다. 태풍이 불어닥칠 때 진로를 변경하려면 이미 늦다고 강조한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이 언제나 강조하고 이 시대 직장인, 경영자, 관료 등 지식인들을 사로잡은 혁신의 정의 중에서 가장 잘 된 것도 창조적 파괴이다.

독창성·사고력 발달, 사회적 특성도
뭐든 잘 먹고 탈 없는 잡식성 배워야

돼지는 일반적 통념과 달리 독창적이고 사고력이 발달되어 있다. 돼지의 시각이나 청각능력을 이용해 어떤 자극과 조건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한다. 돼지는 주인이 사료를 주려고 준비를 하면 그 소리를 듣고, 소리는 낸다. 이것은 심리학적으로 반드시 습관과 학습에 의해 나타난 행동이다. 눌러서 물이 나오게 하는 급수기 등 조작이 필요한 장치에 대해서도 돼지는 비교적 단 시간 내에 사용이 익숙해진다.

또한 새로운 환경이 주어지면 냄새를 맡거나 열심히 심사를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안심을 하고, 옆으로 눕는다. 이것은 새로운 환경을 인지하고, 자신에게 안심할 수 있는 장소로 판단한 행동이다.

사회적인 특성도 지녔다. 가장 힘센 돼지부터 가장 약한 돼지까지의 서열이 잠자리에서부터 음식에 이르기까지 엄격하게 지켜진다. 면식이 없는 돼지와 군을 편성하면 처음에는 심하게 적대행동을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가 안정된다. 이것은 각 개체의 감각정보를 모두 활용해서 환경을 인지하고,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돼지는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는 잡식 동물.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고루 섭렵하는 돈키호테형이 많다. 또한 소화기관이 발달해 배탈이 잘 나지 않는다. 신기한 것은 돼지는 매끼 20%의 사료의 여분을 남긴다는 것.

반사성, 즉 후퇴성을 갖춘 동물이라고도 한다. 이는 돼지를 앞에서 잡아당기면 뒤로 물러나고, 뒤에서 꼬리를 잡아당기면 앞으로 나아가는 행동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돼지를 앞으로 보낼 때에는 앞에서 잡아당기면 안 되고, 뒤에서 꼬리를 잡아 당겨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돼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다산성이다. 임신 기간은 114일로 일년에 두 번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이 때 한 번에 낳는 새끼의 수는 대개 열 마리쯤으로 어미돼지 한 마리가 5년 동안 백 마리가 넘는 새끼를 낳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다산의 상징이라 말 할 수 있다.

진실하고 인내심 강한 현실주의자
이성계·퐁피두·비스마르크 돼지띠

역사적으로 돼지해에 태어난 인물을 봐도 보편적으로 인내심이 강하고, 진실한 것을 좋아해 요령을 피우거나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다. 양심적인 성격이라서 열심히 일한 다음에 그에 따른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 현실주의자다. 한편 자유분방하고 충동적인 성향을 보여 자칫하면 유흥에 빠져들 수도 있다.

돼지해에 태어난 대표적인 인물로는 조선조 500년의 터전을 마련한 이성계(1335~1408), 개혁정치를 편 광해군(1575~1641), 신라의 명필 김생(711~791), 개화를 부르짖던 비운의 정객 김옥균(1851~1894) 등이 있다. 또한 이승만(1875~1965) 초대대통령, 요절한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1923~1956) 등이 돼지해에 태어났다.

해외에서는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프랑스의 퐁피두 대통령, 중국의 장제스(장개석) 총통, 아프리카에서 인술을 베푼 슈바이처 박사 등이 돼지띠이다.

채현주 기자(chj@ermedia.net)

 

돈(豚)의 경제학 |②출산경제가 뜬다


쌍춘년 지나자 황금돼지해
아∼ 응애예요

# 1년의 열애 끝에 2006년 4월 결혼한 이은영(29·여)씨는 ‘황금돼지해’에 맞춰 임신을 했다. “일부러 출산 시기를 맞추는 데 많은 신경을 썼어요. 몸에 조금만 이상이 있다 싶으면 바로 병원으로 갔죠.” 호들갑스런 가족계획은 종종 주변사람들에게 핀잔을 받았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았다. 복돼지, 꽃돼지 아기 꿈을 접을 수 없었기 때문.

# 2006년 9월 11일 오전, 강남 더불어숲 한의원 박용환 원장한테 한 부부가 찾아왔다. 황금돼지해에 맞춰 임신을 하고 싶으니 약을 지워달라는 것. 하지만 박 원장은 “띠를 맞춰 인위적으로 임신하려 하면 산모에게 스트레스가 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벤처 기업에서 근무하는 결혼 4년차 박재국(32·남)씨 1년 전부터 술과 담배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주말이 되면 아내와 함께 등산을 하며 보양식을 챙겨 먹는다. 그는 “병명도 없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게 되었죠”라며 “황금돼지해에 아이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출산경제는 여성의 영역만은 아니다.
계획 임신을 앞두고 병원을 찾는 남성들도 늘고있다.

2006년 쌍춘년에 결혼해 황금돼지띠 아이를 낳으면 재물운에 일생을 편안하게 산다는 소문이 돌면서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2007년 황금돼지띠 열풍으로 출산 시장이 떠들썩하다. 이미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 한의원 등에 예약이 밀리기 시작하고, 계획 임신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역학자들은 황금돼지는 중국에서 전해오는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어 논란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황금돼지해의 속설은 우리나라 출산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 세계 평균 출산율 2.5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선진국 평균 1.58보다도 밑돌았다. 한국 출산율이 세계에서 4번째로 낮다는 결론이다.

쌍춘년 결혼의 효과가 황금돼지해 출산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2001년 이후 줄곧 하향 추세를 보이며 2005년 세계 최저의 합계 출산율(1.08)을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5년 만인 2006년 쌍춘년에 출산율 반전에 성공한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예상 신생아수는 전년 43만8062명에서 8000~1만여 명이 늘어나 1.08명에서 1.1명대로 합계 출산율이 올라갈 전망. 합계 출산율은 15~49세의 가임(可妊)여성이 평생 낳는 아기수를 말한다. 황금돼지해에 결혼과 임신이 증가하면 출산율은 더 올라 갈 수 있다는 기대다.

벤처 기업에서 근무하는 결혼 4년차 박재국(32·남)씨 역시 1년 전부터 술과 담배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주말이 되면 아내와 함께 등산을 하며 보양식을 챙겨 먹는다. 박씨 부부가 이렇게 건강에 신경 쓰는 이유는 황금돼지해 안에 아기를 갖기 위해서다. 그는 “병명도 없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게 되었죠. 조만간 아이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신생아, 산부인과에 복덩이
황금돼지 열풍으로 인해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등 출산관련업계들은 신이 나 있다. 벌써부터 여성과 아기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준비로 저출산 불황에 시달렸던 출산관련업계가 모처럼 분주하다.

병원 등에서 임신을 확인한 임신부에게 황금돼지 저금통 등 복돼지 캐릭터를 선물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 또한 출산을 앞둔 임신부를 위한 파티나 이벤트 체형관리 프로그램 등으로 임신부 마음을 끌고 있다.

서울여성병원에는 태교 음악회, 순산체조실, 산모 맞춤분만환경 등 산모들의 편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출산을 준비하는 임신부들과 임신 관련 문의를 하는 환자가 배로 늘었다”며 “내년에 출산이 급증할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병원 산후조리원은 이미 3~4개월 후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으나 최근 들어 임신 여부 진찰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의원도 마찬가지다. 강남 더불어숲 한의원은 최근 황금돼지해에 맞춰 임신을 하려고, 산모들의 몸 만들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숲 박용환 원장은 “태교는 아이를 갖기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남자는 몸을 맑게 하기 위해 바른생활을 해야 하고 여자는 생식기를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 남자는 씨, 여자는 밭으로, 씨가 건강해야 새싹이 자라고 밭에 핀 새싹에 양지햇빛이 들어서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박 원장의 설명이다.

튼튼한 씨 준비하자 아랫도리 검진 많아
남성들도 계획 임신을 앞두고 병원을 찾고 있다. 연세우노비뇨기과에도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성들이 병원을 찾아 웨딩검진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대 남성들은 사무실 안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특히 청바지를 즐겨 입기 때문에 이로 음낭의 온도가 상승해 불임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성수술의 경우 연령층이 과거 40~50대에서 최근에는 30~40대로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연세우노비뇨기과 도성훈 원장은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임신 계획을 갖고 있는 남성들이 늘고 있어 이를 위한 웨딩검진 프로그램을 보다 전문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불임환자의 경우 음낭을 늘 시원하게 유지시켜 주도록 신경을 쓰고, 30분 정도 앉은 후에는 걷거나 되도록 움직이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 도 원장은 무엇보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많으면 2명, 보통은 1명 정도 낳아 잘 길러야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직까지 짙다고 설명했다.

황금돼지해라고는 하지만 일시적인 특수가 아닌 지속적으로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특별한 정책적인 메리트가 없다면 저출산 문제는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황금돼지 열풍으로 ‘2007 황금돼지 맘들’, ‘2007 돼지띠 아가 엄마들의 모임’등 돼지띠 엄마들의 모임도 늘고 있다. 이들 모임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만남을 갖고 있다.

돼지띠 아기를 갖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던 임신부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한 임신부는 ‘내년 4월이 출산예정일인데 황금돼지해에 맞춰 출산하려는 산모들이 몰려 몇몇 산후조리원은 벌써 예약이 다 끝났다’며 산후조리원에 대해 문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산모는‘태아가 작아 걱정이다’라는 고민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열성적 워킹맘 부동산 광풍같은 호들갑
이렇게 황금돼지해에 아이를 낳자는 움직임이 급증하는 하는 가운데 훗날 많은 아이들과 경쟁하게 될까 우려하는 엄마들도 대다수다.

출생률이 높으면 교육과 취업 모두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출산 붐도 피하면서 황금돼지해에 애를 낳겠다는 예비엄마도 있다.

일산에 사는 결혼 8년차인 김지혜(32·여)씨는 황금돼지해에 태어날 아이들이 훗날 입시 경쟁에 시달릴 것을 고민하다 내년 1~2월(황금돼지해 음력 07년 2월~08년 2월까지)에 아이를 낳겠다고 결정했다.

2008년부터 같은 해 1월~12월생이 학교를 같이 다닐 수 있는 새로 생긴 초등학교 입시 정책을 고려한 것.

“2007년을 피해 2008년생들과 학교를 다니면 훗날 아이가 입시 경쟁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지 않겠냐”는 김씨의 생각이다. 황금돼지해에 아이도 낳고 훗날 입시 경쟁도 피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방법이라는 것.

2008년부터 초등학교 취학기준일이 만 6세가 되는 해의 3월 1일에서 1월 1일로 바뀌고 또 학부모는 자녀의 생년월일이 취학기준일 전후 1년 이내일 경우 취학 여부를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게 된다.

INTERVIEW  | 신민식 보건복지부 저출산대책팀장

“새로마지 플랜 기대하세요” 

600년 만에 돌아오는 좋은 해라고 해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임신 출산을 계획 중인 가정에서 ‘07년 출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소리를 많이 접했다. 하지만, 출산율은 어떤 하나의 조건이나 사회적 트렌드가 즉시적인 효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 출산율이 오를 것으로 보는가?
정부 저출산 대책의 본격적 추진에 대한 기대감 및 저출산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 사회적인 요인에 황금돼지해에 대한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출산율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황금돼지해에 대한 소문이 실제 역술계에서 통용되는 것인지, 아니면 저출산으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이 확대 해석된 것이 아닌지는 신중하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2007년 저출산 대책은 어떻게 계획되어 있는가?
2006년 7월에 발표된 저출산 고령사회기본계획인 새로마지 플랜이 올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된다. 보육 교육비 지원대상 및 지원금액이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건강검진, 국가필수예방접종, 불임부부 시술 및 산모도우미 지원 등 임신 출산에 대한 국가 지원이 지속 확대된다.

또한, 저소득층을 위해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 제도와 입양아 무상보육 교육비 지원 등이 새롭게 실시된다.

이 외에도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에서는 출산과 양육에 장애가 되는 요인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제도적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저출산 문제는 인식의 문제이므로 출산과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채현주 기자(chj@ermedia.net)

 

돈(豚)의 경제학 |③돼지 마케팅


SKT에서 KFC까지 골드오션‘풍덩’

황금돼지 마케팅 핵심 타깃은
소비성향이 높으면서 사고가 유연한 2030 미시족이다.

2004년 경쟁 없는 신시장 창출이라는 블루오션 전략이 뜨면서 너도나도 블루오션을 외쳐댄 지 3년이 흘렀다. 황금돼지해를 맞이하면서 이제 블루는 골드로 바뀌어 웬만한 기업에서는 골드마케팅이 빠지지 않고 있다.

저금통을 만드는 업체부터 이동통신사, 초고속인터넷, 영유아복업체, 국제전화사업자에 금융계에 이르기까지 골드오션에 빠져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황금돼지해의 유래에 관계없이 기업들이 얄팍한 상술을 펼친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저금통은 저敾?늘리자는 것이고 증권 보험 금융계의 노력은 투자의 새로운 패턴을 만들자는 것이다. 영·유아복 업체들의 노력 역시 저출산을 극복하자는 취지이다. 고유가, 환율상승으로 수출기반이 무너지고 내수마저 살아나지 않는 현실에서, 황금돼지가 합리적 소비를 이끌어 내어 내수라도 떠받쳐 준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것이다.

경희대 국제경영학부의 나운봉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나 교수는 황금돼지 마케팅을 어떤 성황을 상징화시켜 소비를 자극하는 오케이션(occasion) 마케팅이라고 말한다. 나 교수 역시 “대대적으로 황금 돼지 마케팅 열풍이 불면서 침체된 경제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것만으로도 황금돼지해에 일고 있는 뜨거운 관심은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얄팍한 상술? 마케팅 전략?
실제로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시켜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기업의 행동 전략이다. 이러한 마케팅은 리스크와 흥미를 불러일으켜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007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황금돼지 마케팅의 경우 리스크와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적당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황금돼지 마케팅에 동참하지 않으면 개인적 사회적으로 손해를 볼 것이라는 심리를 자극하는 리스크의 경우 황금돼지 용품을 구매하려는 심리를 더욱 자극하게 만든다. 또 예부터 돼지꿈은 복을 상징할 만큼 호재였던 돼지가 황금을 뒤집어썼으니 흥미를 유발하기에 그만인 것이다.

60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丁亥年)를 앞두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업체는 바로 돼지 저금통 생산업체. 황금돼지 저금통을 비롯해서 핸드폰 고리 등을 만들어 직접 판매는 물론이고 각 기업 프로모션용으로 납품이 줄을 잇고 있다.

황금돼지 저금통 없어서 못 팔아
특히 저금통 전문 생산업체 와룡산업은 최근 신년이면 어김없이 찾는 돼지 저금통에 골드 코팅을 입혀 판매, 인기 몰이 중이다. 이미 지난 2004년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의 돼지 저금통 덕을 톡톡히 본 와룡산업은 이번에는 황금돼지에 ‘백년돼지’라는 브랜드를 붙여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시켰다. 김상곤 대표는 “지난 연말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황금돼지 주문 물량을 대기 위해 월 30만개를 찍어내고 있지만 주문을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와룡산업은 지난 연말 2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 초까지 받은 주문량으로 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돼지 저금통 유통업체와 관련 제조업체에 따르면 핸드폰 고리 및 각종 관련 상품의 매출이 2배 이상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가입자 4000만이 고객
황금돼지해 특수를 노린 마케팅에 이동통신사들이 빠질 수 없는 노릇. 휴대전화 가입자가 4000만명을 넘어섰으니 이동통신 마케팅은 곧 온 국민을 상대로 일일이 벌이는 마케팅과도 같다. 2007년 황금돼지해를 맞이해 새해 소원을 각 이통사에서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황금돼지 소원 빌기’등의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금 내리는 네이트 마을’이라는 주제로 3색 이벤트를 준비했다. 1월 15일까지 진행되는 첫 번째 이벤트는 행사기간 내 관련 홈페이지에서 콘텐츠를 이용하면, 추첨을 통해 150만원 상당의 금으로 장식된 케이크를 집으로 배달해 준다.

LG텔레콤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새해 소망 비는 행운의 문을 열면 100만원 백화점 상품권, 순금돼지, LCD TV, 리프트권, 문화상품권, 영화예매권 등 푸짐한 경품을 제공하는 2007년 새해 행운의 방문을 열어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KTF의 경우에는 매출을 올리는 단순한 마케팅을 뛰어 넘어 사회 공헌 행사로 진행했다. 대표인 조영주 사장이 직접 나서서 황금돼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2월 14일 임직원들과 함께 200여 명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보낼 복돼지 저금통과 새해 선물을 직접 포장하고 발송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선물박스에는 ‘따뜻한 새해를 맞이하라’는 바람을 담아 KTF 임직원들이 모금한 복돈을 담은 돼지 저금통과 햅쌀, 쌀떡, 생필품 등을 넣었다. 조 사장은 “임직원들이 모은 작은 정성이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큰 사랑으로 전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눔 경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온세통신은 국제전화 00365 이용고객 중 추첨을 통해 순금 황금돼지를 증정하는 ‘국제전화 00365 황금돼지를 잡아라!’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벤트에 응모한 참가자 중 00365를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매주 1명에게는 순금 황금돼지 10돈을, 매주 10명에게는 순금 1돈 황금돼지 핸드폰줄을 증정한다. 또 이벤트에 응모한 참가자 전원에게는 국제전화 00365 이용금액의 30%를 할인해준다.

유아복업체 “올 것이 왔도다”
유통가들도 600년 만에 맞는 황금돼지해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임신과 출산, 발육에 필요한 모든 유아상품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유아와 임산부 스킨케어 전문숍인 베이비스킨케어숍의 문을 열었고 태교용품 전문관과 제대혈 상담데스크 등 태교숍을 구성했다. 올해부터는 매장도 넓혀 쇼핑공간을 확보하고 상품 구색도 더 늘려나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1월 세일기간에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들을 대상으로 결혼 후 소원했던 친구들과의 관계를 되살려주고 유아용품도 선물해주는 ‘베이비샤워 파티’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급 유아브랜드를 추가 입점시켜, 황금돼지띠 아기들을 잡는다.

신세계 백화점 홍보담당자는 “일부 점포의 경우 1, 2개 고급 유아브랜드를 추가 입점시켜 유아복 매장을 좀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도 황금돼지 관련 이벤트를 대거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지난달 31일까지 매일 1명을 추첨해 총 25명에게 10돈짜리 황금돼지 25마리를 나눠줬다.

디앤샵은 유아동 카테고리에서 ‘정해년 황금돼지를 잡아라!’ 이벤트를 진행해 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황금돼지 3돈쭝, 순금돼지띠 휴대폰줄 등을 줬다. 우리닷컴도 연말까지 매일 이벤트 페이지에 출석해 황금돼지를 모은 개수에 따라 순금하트메달 2돈쭝, 아기돼지 저금통 등을 증정했다.

햄버거 먹고 황금돼지 받고
돼지해라고 해서 돼지 음식점만 뜰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 황금돼지 프로모션은 외식 업계까지 계속 되어야 한다. 도미노피자는 영수증 행운 이벤트 ‘`황금돼지를 잡아라`’를 1월 14일까지 진행한다. 추첨을 통해 1등에겐 순금 돼지 10돈을 비롯해 총 63명에게 순금돼지와 피자 무료 교환권을 증정할 예정이다. KFC에서는 햄버거 세트를 먹는 고객 중 당첨자를 선정해 1등 10명에게는 80만원 상당의 황금돼지 1냥을, 2등 100명에게는 8만원 상당의 황금돼지 1돈을 선물한다. 3등 330명에게는 KFC상품권 3만원어치를 제공한다.

먹는 샘물 ‘금강수’를 판매하는 태창도 GSe스토어와 공동으로 연말 사은행사 때 황금돼지를 나눠준다. 금강수 구매 고객 1만2000명에게 황금돼지와 금강산 여행권 등 푸짐한 선물을 뿌리는 행사다.

INTERVIEW  | 나운봉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

“2030 미시족, 마케팅 타깃 0순위”

각 기업에서는 황금돼지 마케팅을 트렌드화시켜 전략적으로 펼쳐 나갈 필요가 있다. 지속적으로 이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를 펼쳐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006년 쌍춘년 결혼 붐과 마찬가지로 안 하면 손해 볼 것 같은 개인적 위험심리를 자극하는 것이 바로 올해 황금돼지 마케팅의 가장 핵심인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따르면 성인의 3분의2는 남을 따라 하려는 외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우리말로 치자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기업은 이러한 점을 교묘히 이용하면서 적당한 재미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특히 미국 등지에서는 전형적인 광고에서 탈피한 프로모션과 개인 마케팅으로 소비자와 직접 부딪히는 마케팅이 각광을 받고 있어서 국내 마케팅 시장보다 더욱 트렌디하게 움직인다.

황금돼지 마케팅에 가장 핵심 타깃은 기업의 마케팅에 유연히 대처하면서 적당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의 젊은층이 1순위로 떠오른다. 여기에 아기를 낳는 젊은 여성이 보다 빠른 반응을 보이며 메인 타깃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더불어 민감하고 혁신적인 성향의 남성들도 황금돼지 마케팅의 핵심 타깃층이라 볼 수 있다. 올해 황금돼지 마케팅과 관련 10% 정도의 매출 증가 효과를 기대한다. 

 홍미경 기자(blish@nate.com)

 

돈(豚)의 경제학 |④돼지 재테크


돼지는 財運 몰고 온다는데
부동자금 500조 움직일까

부동자금 500조 시대에 열리는 2007년 황금돼지해. 띠가 띠이니 만큼 그 어느 해보다 돈 버는 데 관심이 간다.

그러나 투자환경은 오리무중. 부동산은 이미 안개 속으로 들어갔고, 주식시장은 감을 잡을 수 없다. 황금돼지해, 각 분야별로 투자 기상도를 살펴봤다.

황금돼지 종목은
키움증권은 <2007년 황금돼지 종목은>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서 추천된 종목은 돼지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대부분 황금돼지해 투자를 견인할 종목이다. 키움의 보고서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형 가치주를 황금돼지해 투자 종목으로 꼽았다. 삼일제약, 한국제지, 성신양회, 현대하이스코 등 주당 순자산가치가 높은 종목이 대부분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이상네트웍스, 인프라웨어, 디프신소재 등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황금돼지주를 꼽았고 대우증권은 한화, 오리온, 한국금융지주, 티엘아이, 온미디어, 디에스아이 등을 추천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중·소형주가 성장가능성이 높은 아기돼지에 비견할 수 있다면 어미돼지라 할 수 있는 대형주, 업종대표주에 주목하는 증권사들도 눈에 띈다. 한화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은 돼지해에 출산 증가로 인해 보험과 은행 등 금융주와 제약, 조선 등의 호황을 예상했다. 출산붐을 타고 보령메디앙스는 대표적인 돼지해 수혜주로 부상했다.

모네타의 서기수 팀장은 “자본시장통합법의 발효로 돼지의 상징인 돈이 대형증권사, 은행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IT·반도체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해외 펀드 뜬다
메리츠증권 강남지점의 오윤관 부장은 2005년이 적립식펀드의 해였다면 지난해는 ELS, 올해는 해외펀드가 투자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과 저축의 상징인 저금통 판매가 늘어나면서 예적금의 증가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지만 PB들은 은행에서 전략적으로 펀드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점과 지난 2년 간 예적금을 대체해온 펀드의 약진으로 큰 폭의 증가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PB와 자산관리사들의 상담 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상품은 펀드다. 이 가운데 지난해 최고 40%의 수익을 올렸던 중국펀드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 우리나라와 함께 돼지를 부의 상징으로 여기는 중국은 돼지해를 맞아 출산과 소비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중국정부에서 외국 기관에 우량주 비중이 높은 내국인 전용 주식 시장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발표로 내년 중국펀드는 해외 펀드 중 가장 관심이 높은 투자처로 꼽힌다.

서기수 팀장은 “베트남과 아시아 지역도 유망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강남 아파트의 수익률 20%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을 거뒀고 투자는 줄지만 소비가 늘면서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에도 동유럽과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도 눈여겨볼 투자 대상이다.

그러나 높아진 해외펀드의 인기로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가져갈 우려가 제기된다. HSBC 서초지점의 류정아 과장은 “지난해 국내 정책이 혼선을 빚으면서 투자자들이 국내보다 해외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며 이 같은 징후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PB들은 해외펀드의 경우 환율변동 등의 리스크가 있고 해당 국가 및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 수집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비중을 20%내외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돼지에게 배우는 투자법
돼지의 습성이나 특징에서 투자 포인트도 배울 수 있다. 리스크 관리와 분산투자, 맞춤형 상품 등이 바로 그것이다.

많이 먹는 동물이라는 인식이 강한 돼지는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최대치에서 20% 가량 여유를 두어 소화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데 이는 투자 시 리스크를 관리하는 점과 닮아 있다. 투자 가능 금액의 일부를 여유자금으로 운용하거나 헤지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서기수 팀장은 돼지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 식사량 조절에서 역발상 투자를 배울 수 있다고도 말한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인 지금 경매물건과 급매물을 잡아 5∼10년 간 장기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음식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의 동물인 돼지를 닮은 상품도 있다.

연령대에 따라 달라지는 투자 성향에 맞게 20∼30대에는 주식 비중을 높이고 시기가 지날수록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만큼 채권과 확정금리 상품의 비중을 늘리는 라이프사이클 펀드가 바로 그것이다.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LG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2007년 소비트렌드를 주도할 상품으로 꼽기도 했다.

버려지는 부위 없이 머리부터 내장, 다리까지 먹을 수 있는 돼지는 계획적인 분산투자와 비교할 수도 있다.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돼지처럼 투자 계획에서 새어나가는 자금이 없도록 체크하는 것도 돼지에게 배울 수 있는 투자의 지혜다.

역술인의 투자 전망

돼지해 금융산업 뜬다

“재물을 뜻하는 돼지해를 맞아 금융산업은 대형 은행과 증권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박사급 역술인 점&예언의 조규문 대표와 김명숙 씨가 공동으로 ‘2007년 국운’을 점치고 유망한 투자처를 추천했다.

이에 따르면 부동산의 침체는 장기화되고 부와 재물의 상징인 돼지해의 여파로 금융권에 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내년에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시장의 성장세가 점쳐진다.

부동산은 뉴타운 일부지역과 강남 대체지역 개발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의 위축으로 서민들의 투자처는 금융상품과 주식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으로는 수출 증가로 인해 수출 주도형 산업의 성장세가 점쳐진다.

때문에 주식시장은 조선, 전자, 반도체, IT, 생명공학, 문화산업 등 수출이 활발한 부분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내수경기 침체는 올 들어 다소 완화될 전망이지만 체감경기가 회복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의약, 화학, 섬유, 제지, 인터넷 등 내수형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 점&예언 (www.esazu.com)

 유현희 기자(yhh1209@ermedia.net)

 

돈(豚)의 경제학 |⑤돼지띠 CEO


“우리회사는 CEO가 복덩이에요”

부산하나 살벌하지 않고 욕심내나 여유 있어
다산·풍요 상징, 티끌 모아 태산 만든 스타일

돼지의 정서적 이미지는 풍요와 한가로움이다. 뭔가 바쁘고 부산한 듯 보이나 살벌하지 않고, 다소 욕심 사나워 보이지만 넉넉한 여유가 담겨 있다. 자손 귀한 집안의 아들을 돼지라 부른다. 복덩이를 의미하는 이 말에서 보듯 희망을 가져다주는 동물이 바로 돼지이다.

돼지띠 CEO들에게 황금돼지 해인 2007년은 어느 해보다 뜻 깊고 기대가 많다. 한 벤처기업의 CEO는 띠별로 CEO들의 경영방식을 푼 적이 있다. 그는 돼지띠 CEO에 대해 푼돈을 모아 큰돈을 만드는 스타일로 작지만 꾸준한 수입이 들어오는 사업을 좋아한다고 설명. 상장사 주요 기업인 가운데 돼지띠 경영자를 조사한 결과 59명으로 파악됐다. 1935년 을해(乙亥)년 9명, 1947년 정해(丁亥)년 36명, 1959년 기해(己亥)년 10명, 1971년 신해(辛亥)년 4명 등이었다. 35년생이 창업주 혹은 2세 경영자로서 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며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고 있다면 1947년에 태어난 36명의 기업인들은 올해 환갑에 60년 만에 자신의 해를 맞아 의미가 각별하다.

효성 조석래 회장 3남 현상씨와 띠 동갑
동원 김재철 회장, 여수엑스포 유치 전력

효성그룹은 2006~2007년 경영실적과 3세들의 약진, 대외 위상 등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1935년 11월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조석래 효성 회장은 그룹의 사업구조재편을 통해 위기관리와 핵심역량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일경제협회 한미재계회의 태평양경제협의회 회장 등을 맡으며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힘 있는 오너 출신을 고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3세 경영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 회장의 3남인 조현준 부사장, 조현문 전무, 조현상 상무도 실적개선과 M&A성공 등으로 올해 잇단 승진이 예상된다. 이 중 1971년 신해년에 태어난 조현상 상무는 부친 조석래 회장과 같은 돼지띠로 겹경사를 기대하게 된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행보도 눈에 띈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년이나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맡은 그는 한미경제협회 한일경제협회 고구려연구재단 부경대 명예총장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고희를 넘은 나이에도 여수세계박람회 중앙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12년 개최지 선정에 앞장서고 있다. 자신이 세운 KSS해운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바른경제동인회 설립, 규제개혁위원장 등을 맡으며 사회적 기업가의 표상을 보여준 박종규 KSS해운 고문, 쥐 박사에서 최근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로 취임, 봉사전문가로 변신한 전순표 세스코 회장도 35년 돼지띠이다.

철강·건설에서 금융까지 다방면 활약
제진훈·이상대·김순환 등 삼성맨 많아

1947년에 태어난 36명의 기업인들은 철강 해운 건설 등 중후장대에서 증권 은행 생명보험 등 금융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출신으로는 고홍식 삼성토탈 대표, 이상대 삼성물산 건설주택부문 사장, 이우희 에스원 대표, 제진훈 제일모직 대표, 한용외 삼성문화재단 사장 5명이 동갑내기.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인. 지난 2004년 취임 이후 2005년 사상최대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달성했고 2006년에는 케미칼과 전자재료 신소재 사업 등에서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 2006년 2조9000억원 매출에 1700억원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자칭 미스터 혁신으로 불리길 원하는 그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2시간 정도 책을 읽는 독서경영의 전도사이다. 제 사장은 지난해 경제정의실천연합 산하 경제정의연구소로부터 2006년 경제정의기업상 대상을 수상했다. 삼성의 9인 위원회 멤버로 활동 중인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건설주택부문)도 두바이의 버즈두바이 등 초고층빌딩과 래미안의 아파트사업, 하이테크 공장시설 등 핵심 상품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은 최근 석유화학 경기부진으로 인해 업계가 공멸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올해를 장담하지는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 출신으로 동부그룹에 영입된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은 올 4월 3년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뛰어난 경영실적과 주가 상승 등으로 주주들의 신임이 두터워 연임이 무난할 전망. 삼성중공업 출신의 김인상 벽산건설 사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우려가 높은 가운데서도 1200억원이 현금성 자산을 실탄으로 2010년 매출 2조원 돌파로 국내 10대 건설사 진입을 주도하고 있다. 역시 삼성중공업 출신으로 STX그룹에 영입된 김성기 STX사업부문 사장, 삼성전자 부사장, MK전자 대표를 역임하다 2004년부터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 대표를 맡은 김일태 사장도 삼성 출신의 잘 나가는 돼지띠 CEO. 한화그룹에서는 삼성생명 사장을 역임한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기자 출신의 이경재 한화이글스 사장이 있다. GS그룹에서는 서경석 GS홀딩스 사장이 M&A를 비롯한 그룹 신사업과 안살림을 챙기고 있고 정천수 GS파워 사장은 그룹 양대 축인 에너지사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서경석 사장은 행시 9회로 국세청 사무관, 재무부, 주일 한국대사관 재무관 등을 거친 경제관료 출신으로 LG그룹 재경 상임고문으로 영입됐다.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을 맡았다가 외환위기 종금 증권 정상화에 공을 세운 뒤 2004년 7월 출범한 GS홀딩스의 대표로 선임됐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리는 최측근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강수현·김송·이윤 등 입지전 주인공
금융권엔 박종수·홍성균·원명수 활동

47년생 가운데서는 말단사원으로 입사하여 단 한번의 한눈도 팔지 않고 CEO에 오른 입지전의 주인공들이 많다. 2005년 12월 사장에 오른 현대삼호중공업 강수현 사장은 현대중공업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현장전문가로 1999년 삼호중공업의 위탁경영팀으로 파견되어 공정개선 및 공정효율화를 통하여 매출 4800억원대의 회사를 1년 만에 매출 1조원대의 회사로 성장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김송 포스틸 사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에 입사, 냉연판매부, 마케팅 전략실 등을 거쳐 2003년 포스틸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른 지 1년 만인 2004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윤 포스코 대표(마케팅부문장)도 한양대 금속학과 졸업 후 포스코에 입사, 각종 부서를 거쳐 능력을 인정받아 포스코 재정 및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2006년 2월부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으로 마케팅부문을 맡고 있다.

김정만 LS산전 부회장은 부산고 부산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3년 럭키에 입사하여 혁신 근면 도전을 좌우명을 실천하며 LG화학 재경담당 상무, CFO, LG산전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다 LS그룹으로 분리되며 자리를 옮겼고 1년 만에 대표이사 부회장에 승진했다. 이장호 부산은행장도 한국은행 외환은행에 잠시 근무하다 부산은행에 입행, 뛰어난 영업력으로 지점장, 부행장에 오르다 2006년 3월 제 10대 행장에 취임했다.

금융업계 출신도 많다. 대우증권 LG투자증권 사장을 지낸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 한빛은행 PCA생명을 거쳐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를 맡은 원명수 사장, 전형적 신한은행맨인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 한국은행 감사 출신의 김우석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이 주인공.

창업주, 오너 일가 중에서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은 2002년 별세한 창업주 고(故) 이종덕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선친이자 강원산업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인욱 명예회장의 아들로 2002년 부친의 타계 이후 매년 10억원씩 정인욱학술재단에 장학금을 출연하고 있다. 불황으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많지만 기금 출연은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책임이라는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원기·장인환·김영익 59년 동갑 스타
허준 삼아약품 회장, 최연소 돼지띠 회장

59년생 중에서는 이재(理財)에 밝은 기업인이 많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 8남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증권업계 대표적인 낙관론자로 메릴린치 리서치센터장(전무)을 지낸 이원기 KB자산운용 사장, 삼성생명 동원증권 등을 거치며 스타 펀드매니저에서 사장으로 변신한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지방대 출신의 한계를 딛고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에서 대신경제연구소 사장으로 승진한 김영익 사장 등이다.

필기구사업에서 IT유통업체로 영역을 확대한 송하경 모나미 사장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부친인 송삼석 현 회장으로부터 가업을 이으라는 말에 입사했다. 2년 동안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을 공부한 뒤, 상무로 재입사한 그는 1993년 부친으로부터 대표이사직을 넘겨받은 이후 모나미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개 훈련 시키기와 골프가 취미인 그는 소주 2명의 실력에 자장면을 좋아하는 소탈한 성격을 갖고 있다.

돼지띠 CEO 가운데 가장 어린 1971년생 중에는 허억 삼아약품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준 삼아약품 회장이 최연소 회장. 게임 엔터테인먼트 쪽도 많아 통역전문가에서 디지털저작권 보안회사 실트로닉 창업, 엔터테인먼트 기업 실미디어를 인수한 김주현 사장, 대만에서 정치학을 전공, 이모션 대표로 있다가 예당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예당온라인을 맡은 김남철 대표, 모바일게임업체 웹이엔지코리아 전유 사장 등이 있다.

이경호 기자(stanlee@ermedia.net)

 

돈(豚)의 경제학 |⑥돼지 창업


소비 전문점
조리법 다양화가 관건

“고기부위로 인정 못 받던 껍데기 대중화시킨
최대포의 조리법 배워야 돼지고기 창업 시장 확대될 것”

【2007년 돼지 창업 트렌드
- 목덜미살 등 부위, 숙성방법 차별화 지속
- 김치· 떡· 등 돼지고기 보완관계 음식 개발도 한창
- 수입 및 개방 압력, AI·광우병 등에서 상대적 자유로워
- AI 파동 불구 1순위 닭을 제치진 못할 것

【돼지 창업 주의할 점】
- 어느 지역 상권을 막론하고 가장 손쉽게 접근용이
- 적당주의로 운영하면 생명이 길지 못해
- 아이템 따라 가격, 매장크기 고려해야
- 떡 등 부대음식 들어가면 원가부담 높아져 유의해야
- 본사 기대말고 재료 숙성·불판 등 기본기 익혀야

Tip | 돼지고기는 수분 55~70%, 단백질 14~20%, 지방 3.5~30%, 탄수화물 0.2~0.5%로, 수분과 지방 함량은 반비례하고, 비육(肥肉)의 정도에 따라 지방 함량의 변동이 크다.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 아라키돈산이 쇠고기, 양고기보다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함유된 뛰어난 단백질 식품.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가장 익숙하면서 대중적인 육류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소, 돼지, 닭이 그것이다. 창업 분야에서도 이들 육류는 영원한 안정 사업으로 불린다. 돼지는 닭에 이어 창업계에서 2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인다. 지난해 말 다시금 불거진 조류독감 파동으로 닭고기 소비가 주춤한 시점에서 맞은 정해년 돼지해는 돼지고기의 소비가 늘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돼지해 특수를 노려 돼지고기 전문점들도 예년에 비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창업 1순위 닭의 위세를 꺾을 것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연초에 돼지해 반짝 특수로 신규점포 개설수가 닭을 제칠 수는 있겠지만 닭만큼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닭의 기세를 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장수국가 일본의 장수 식품 돼지고기찜
세계 최장수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인들이 장수하는 이유를 생선에서 찾는 이가 많지만 실제로 돼지고기도 일본에서 빠지지 않는 장수 식품이다.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처럼 구이의 형태보다 찜의 형태로 주로 소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돼지고기는 서민적인 고기라는 인식에서 건강 중시 시대의 참살이 음식으로 그 위상이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입맛을 가장 확실하게 장악한 음식이 바로 돼지고기라는 점에서 새해에도 그 명성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 동안 돼지요리 전문점의 창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변화되어 왔다. 가장 먼저는 새로운 부위와 조리 방법의 등장이었다. 마포에 자리잡아 대를 이어 50년째 운영 중인 ‘마포 최대포’의 경우 국내에 껍데기 요리와 소금구이를 처음 시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도축장에서 고기부위로 취급조차 받지 못하던 껍데기를 음식으로 발전시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춘 요리도 인기 메뉴로 한몫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변화 양상은 조리에 사용하는 불의 다양화와 숙성방법의 차별화였다. 연탄을 사용하는 3초 삼겹살이 등장하는가 하면 포도주, 허브 등을 사용하여 고기를 재는 방식도 등장했다. 불판을 차별화하는 방법도 도입되었다. 솥뚜껑을 조리 도구로 사용하거나 황금을 입힌 황금 불판을 사용하기도 한다. 모두가 돼지고기가 가지는 특유의 향취를 중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등장한 방법이다. 최근 등장하여 인기를 끌기 시작한 떡과 삼겹살이 결합된 떡 삼겹살의 경우 여성 소비자들의 발길을 더욱 많이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이해된다.

돼지고기 요리 전문점의 경우 창업자의 입장에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업 업종이다. 따라서 어느 지역, 어느 상권을 막론하고 기본적인 경쟁상황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적당주의로 사업을 운영한다면 그리 생명이 길지 못하다. 사업의 구조적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다.

우선 점포를 결정할 지역과 업종의 형태를 잘 결정해야 한다. 일례를 들어보자. 떡 삼겹살의 경우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기본적으로 점포 규모가 30평을 넘어야 한다. 여기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소규모 창업인 경우 돼지요리전문점은 10여 평의 매장에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떡 삼겹살의 경우 기본적인 돼지요리 전문점의 메뉴에 떡이라는 추가 메뉴가 들어간다.

따라서 제품의 원가 부담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1인분의 가격은 일반 소규모 점포와 동일하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는 소비자의 가격 저항을 고려한 조치이다. 따라서 추가로 드는 원가부담을 극복하면서 영업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박리다매, 즉 많은 고객을 확보해야 하며 그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점포 대형화인 것이다. 소규모 점포로는 수익성을 맞출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돼지고기 부위별 특화 지속될 듯
돼지요리의 경우는 지금까지 알고 있는 조리방법이나 부위뿐만 아니라 이미 한 가지 사업으로 정착된 경우가 많이 있다. 돼지의 다리 부분을 조리하는 족발이 그러하며 등뼈 부분을 활용하여 만드는 감자탕이 그러하고 돼지의 창자를 응용하여 만드는 순대요리가 또한 그러하다. 최근에는 등갈비를 주요 메뉴로 등장시키고 있기도 하다.

2007년에는 이러한 추세가 좀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목덜미 살을 메뉴로 등장시키는 시도와 함께 숙성방법이나 소스, 양념 등의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다. 아직 활발하지는 않지만 목살, 삼겹살에 치중되어 있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변화를 주어 다양한 부위의 소비를 촉진시키고자 하는 시도도 예측된다. 또한 주된 음식재료인 돼지고기와 보완관계에 있는 각종 부대 음식의 개발도 한창 진행될 것이다. 김치, 떡 등 기존에 개발된 재료 이외에 돼지고기의 맛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메뉴의 시도가 활발할 것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최근 조류독감 파동을 겪고 있는 닭고기나 광우병에 시달리고 있는 쇠고기에 비해 외부 환경적 요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한창 수입 및 개방 압력에 시달리는 쇠고기와 같은 걱정에서도 한 발 비켜서 있다.

당분간 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는 듯 보이는 업종 내부에서도 미묘하지만 활발한 변화가 시도될 것 또한 분명히 예측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생겨나지만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재료, 숙성방법, 불판 등 사업 각 요소의 기본기를 충실히 익히는 것이 다른 어떤 업종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정헌 넥스트창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