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역(聖域)의 안개는 걷히고
구약(舊約)에 의하면, 노아(Noah)의 후손들이 신(Yahweh)에 이르러보려고
높은 탑을 구축했는데, 이에 신(神)이 노하여 언어의 혼동이 일어나게 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같이 살 수 없는 여러 부족들은 흐트러져 살게 되었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 실린 신전(Ziggurat)은 아브라함(Abraham)의 고향이라는
우루(Ur)에 남아있는 유적인데, 설형문자로 된 기록을 판독하게 되면서,
그것은 약 4,100년 전 슈메르(Sumer)문명에서 달의 신 난나(Nanna)를 섬기던
지구라트(Ziggurat)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 시대에 있었던 종교생활의 많은 부분을 추리할 수 있는 자료가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실로부터 구약(舊約)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은
약 4천년 전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들을 하게 되었으니, 그 시대는,
한반도에서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4,333년 전)하던 시대와 거의 같은 시대가
된다.
그러나 오랫동안을 두고 그 발굴된 유적들이
도대체 얼마나 오래된 것들인지를 분명히 알 수가 없었는데, 20세기로
들어와서 연대측정기술(年代測定技術)이 획기적으로 개발되면서
유적(遺蹟)들의 연대를 족집게 같이 집어내며 역사를 새로 쓰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7,000년 전 고대 인류의 부족들이 메소포타미아의 양강(兩江)
유역으로 유입하기 시작하던 역사까지 모두 밝혀지게 되니,
신이 우주를 창조하고 아담과 이브가 생겨난 시대가 6,004년 전이라던
종래의 믿음(聖書학자 James Ussher의 연대기)이 결정적으로 무색해져 버리고
만 것이다.
동시에 과거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상고시대(上古時代)의 역사, 슈메르(Sumer)
왕국이 시작되고 아카드(Akkad)의 사공 1세(Sargon I)시대를 거쳐
바빌로니아(Babylonia)와 아시리아(Assyria)로 이어지는 고대문명의 발전과정
(發展過程)이, 기존의 역사 위에 올라앉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류 최고(最古)의 성전(聖典)이라는, 구약성서(舊約聖書) 대부분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밝혀지면서, 그 구약의 많은 부분이
역사적인 사실(史實)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메소포타미아에 살던 유태인 부족에서 생겨났던 유태교(猶太敎)는, 그 벽두에
천지창조(天地創造)의 역사와 최초의 인간(아담과 이브) 창조로 시작된다.
그 신(YHWH)은 인간에게 수많은 계시를 내렸고, 그 앞에 엎드린 인간은
숨을 죽이게 되었다. 거기에는 절대지상(絶對至上)의 신성(神性)이 있었고,
그 신성(神聖)앞에서는 인간의 목숨도 받쳐야 했다. 구약에 의하면,
아브라함은 그의 신의 요구에 따라 그의 백살동이 정실(正室) 자식 아이삭
(Isaac, 이삭)을 신에게 바치려 했다.
결행(決行) 직전에 신은 너의 믿음을 시험한 것이니라, 너의 아들 대신 양으로
제물을 바치거라. 고 했다. 그 신 야훼(Jehovah, 혹은 Yahweh)는
유태민족의 번영을 보장했고, 그 앞에 엎드린 교도들의 신앙은 유태교(猶太敎)가
되어, 그 민족이 뿔뿔이 흩어져 수난(受難)의 역사를 반복하면 할수록 그 신앙은
더욱 굳어지기만 했다.
그 아브라함(Abraham)이라는 사람은,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의
유우프라테스 강 하류에 있는 찰디스(Chaldees)의 우루(Ur)라는 곳에서 살던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그의 여러 대 선조인 노아(Noah)가 신의 계시로서
대홍수에서 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을 따라, 그 신을 극진히 모시고 경배하며
살아가던 중 그에게도 계시가 내렸던 것이다.
나의 말을 잘 따르면 내가 너에게 위대한 왕국을 세우게 해 줄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가나안(Canaan) 땅으로 이주(移住)할 것을 권한다.
그 계시를 따라 가나안으로 옮긴 그는 부(富)를 이루고 잘 살게 되었는데 늙도록
자식이 없어 젊은 노비(奴婢) 해가(하가, Haggar)를 소실(小室)로 보아
서자(庶子) 이스마일(Ishmael)을 보게 된다. 그 후 아브라함이 백 살이 되던
해에는 신이 약속했던 대로 늙은 정실(正室) 헤라(Hera)에게서도 소산이 있어
적자(嫡子) 아이삭을 또 보게 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신이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려고 그 귀중한 적자 아이삭을
바치라고 해본 것이었다. 소실 헤가는 정실 헤라의 시기(猜忌)와 구박으로
이스마일을 안고 숲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아브라함의 정실이자 아이삭의 생모인 헤라가 늙어서 죽은 후에는, 다시
케투라(Keturah)를 맞아 아들 여섯을 더 낳으니 그 후손들이 많이 퍼지며
유태인 사회는 번창해 나갔다.
서자(庶子) 이스마일을 안고 가출해버린 해가는 남쪽으로 내려가 이집트인
며느리를 보았고, 그 자손들이 많이 펴져 12부족의 아랍민족이 되었다고 한다.
결국 아랍민족의 혈통이 아브라함 대(代)로 거슬러 올라가면 유태민족과
만나게 되어, 그 혈통과 종통(宗統)이 그 대에서 갈라진 것이 된다.
결국 이슬람과 유태교는 같은 뿌리에 그 족통(族統)과 종통을 같이 묻고 있는
것이다.
결국 태고 메소포타미아에서 태동한 인류문명 속에서 자라난 한 가닥 신화가
유태인 사회에서 자라나 지중해 동안으로 나왔고, 예수의 출현으로 가지를 쳐서
기독교가 되었다.
한편 아브라함에서 갈라진 가지는 시나이(Sinai)반도로 뻗어나가다가 7세기에
메카(Mecca)에서 이스람교라는 꽃이 핀 것이 되었으니, 그 신화에 뿌리를 묻고
자라난 종교는 세 갈래로 자라서 오늘날 온 세상을 뒤덮은 것이 되었다는
말이 된다.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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