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를 하루 넘긴 한가한 어느 날... 양산천이 유난히 허전하단 생각을 하며... 산책길을 지나칠 무렵... 한 무리의 아아들이 옹기 종기.. 물 빠진 양산천의 물구덩이에 모여 있는 모습이 보여....
만사 제쳐두고... 나도 동심에 젖어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야들아!!! 느그 여기서 뭐하고 있노???" 하면서 물어보니... 아이들이 왈 " 꺽지 잡는데요" 하며 두려움도 없이 해맑은 얼굴로 대답한다... 꺽지라는 이름도 낮설고....
사실 나는 이런 풍경이 처음이다...
양산천이 이미 말라 버려... 가득히 푸른 물로 덮혀 있던 곳이 이미 하얀색 바위와 자갈의 모습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시골 아이들이 정겨운 모습을 바라보며... 나의 어린 시절을 뒤돌아 본다...
시골같은 도시에서 살아온 나의 어린 시절... 개구리 뒷다리 잘라 구워먹던... 그리고 메뚜기 잡아다 후라이팬에 튀겨먹던...
단번에 수 삼십년 전의 어렸던 시절이 떠 오른다... 그래도 실장갑 하나씩은 준비하여... 나름대로 꺽지를 잡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빨간색 세수대야 하나...그리고 음료수 패트병을 개조한 물통 몇 개....
꾸정물을 헤집어가며... 녀석들은 자기의 작업에 여념이 없다...
멀리 떨어져 한 녀석은 친구들이 잡아 놓은 피라미 녀석과 열심히 놀고 있다... 꺽치 잡이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나의 어린 시절에 꼭 이런 녀석이 하나 쯤은 꼭 있었지... 단체와는 관계없이 자기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녀석... 허허 웃으며... 녀석의 모습을 담아 보았다...
이 꼬마 녀석들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을 잡아 음료수 패트병에 가득 가두어 놓았다... 고동.... 그리고 황소 개구리.. 녀석들의 표현으로 꺽지... 둥그런 음료수 패트병을 나름대로 잘라 그릇을 만들어... 그 곳에 담아 두었다....
더 이상 한 마리도 더 넣을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징그러운 모습을 한 황소 개구리와 몇몇 이름 모를 물고기도 보이고...
길게 만든 콜라 패트병을 잘라 만든 그릇엔 피라미가 반이나 가득차 있다... "야!!! 이녀석들아!!! 이 피라미 가지고 머 할꺼고???" 하니.... 녀석들의 대답이 너무 또렷하다...
"매운탕 끓여 무그면 얼마나 맛있는 데요...." 아마 매년 이 기간에 자연스럽게 해오던 일인양... 너무나 당당한 모습이다...
콜라 패트병에 잡혀있는 피라미의 살이 올라 포동한 모습... 그 깊은 곳 아래에는 제법 큰 이름모를 물고기도 보이고...
또 다른 패트병엔 여러 모양의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아마 여러 시간 잡은 녀석들의 엄청난 노획물인가 보다...
덩치가 제법 큰 녀석은 햄머들 들고 바위를 치고 다니고... 그 뒤들 졸졸 따라 다니며 바위를 헤집고 다닌다...
그리고 빨간색 세수 대야를 들고 다니며... 아주 쉽게 녀석들이 잡은 꺽지들 회수하고 다닌다...
아래 녀석이 꺽지라며 손으로 들어 "아저씨!!! 일마가 꺽지인데요...." 하고 자랑스럽게 똑딱이 앞에 꺽지를 내민다....
설을 하루 지난 따뜻한 겨울날... 양산천이 조금 물이 빠져 아이들이 쉽게 발 걸음 할 수 있는 날... 난 정말 재수좋게... 한가한 시골아이들의 설날의 모습을 ... 그리고 여유로운 시골 아이들의 겨울 방학의 하루를 함께 할 수 있었다...
나도 이렇게 순진하고 해맑은 모습으로... 자연과 함께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까???
산책길의 초입을 너무나 맑은 모습의 아이들과 기쁘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너무나 기쁜 하루였다....
구정을 지난 1월 31일 한가한 오후에 촬영하여...... 2월 3일 글 올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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