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우 기자 | |
인간 본성에 대한 이런 인식은 침팬지에 치중한 영장류 연구의 편견에서 비롯한 오해라는 게 미국 에모리대학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이 지은 <내 안의 유인원>(김영사 펴냄)의 중요한 문제의식이다. 17세기 이래 침팬지를 ‘인류의 조상 모델’로 보아온 과학·인문학의 사고 전통이 ‘침팬지 같은’ 인간 본성만을 강조해 이해해왔다는 것이다. 인간의 원시적 본능 깊숙한 곳엔 본디 권력과 위계질서를 좇고 폭력적인 침팬지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이 책은 이런 뿌리깊은 오해를 뒤집으려는 의도로서 기획됐다. 저명한 영장류 연구자인 지은이는 최신 연구성과들을 바탕으로, 침팬지와 비슷하고 사람과 매우 가까운 또다른 유인원 ‘보노보’가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데 또 하나의 열쇠를 제공한다고 여러 사례를 동원해 강조한다. 1929년 처음 발견된 보노보는 그동안 연구를 통해 어려움에 처한 다른 동물을 공감하고 이해하며 동정심을 보이고 집단 안의 권력·분쟁·유대를 섹스로 푸는 기이한 행동습성을 지닌 것으로 밝혀져왔다. 침팬지 집단은 수컷이 지배하는 가부장사회지만 보노보 집단은 암컷이 지배하는 가모장사회다. 권력, 섹스, 폭력, 도덕성과 관련해 드러내는 침팬지와 보노보의 행동습성들을 통해 지은이는, 결국 인간 본성은 하나가 아니라 다면적이며 침팬지와 보노보라는 인류 조상의 두 거울을 통해 ‘야누스의 얼굴’을 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침팬지 집단에 나타나는 권력·동맹·화해·집단저항들이나, 보노보 집단에 나타나는 자유연애주의·이타주의 같은 습성들은 동물원 철장 밖에서 잘난체하는 우리의 원시 본능을 얼핏얼핏 비춰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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