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숲에 숨은 조광조의 심곡서원 대접받지 못하는 우리 주변의 문화재를 되돌아 봐야 ![]() ▲ 아파트에 둘러싸인 심곡 서원의 모습 ⓒ2004 천영주 여행을 간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 곳이나, 경주 같이 유명한 관광지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도 갔다 올만한 유적지가 아주 많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용인시 수지입니다. 주변에는 온통 아파트와 새로 지은 건물들이 잔뜩 있습니다. 바로 이 엄청난 아파트들 사이에 외로운 섬처럼 '심곡 서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지난 5월 말경 날씨도 좋은 일요일 아침. 우리 가족은 어디 놀러 갈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시청 사이트에서, 수지에서 수원 쪽으로 15분 거리쯤에 심곡 서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잘 됐다 싶어, 재빨리 나들이 채비를 하였습니다. 거리도 가깝고 돈도 당연히 많이 들지 않을 테니 가보고 실망을 해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거든요. 별다른 준비가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엄마는 햇빛 가릴 모자를, 아빠는 자동차 키를 찾는 동안 저는 인터넷에서 좀더 자세한 사실을 알아보았습니다. ![]() ▲ 서원으로 들어가는 대문 위에 심곡서원 현판이 붙어 있습니다. ⓒ2004 천영주 심곡 서원이 무엇인지, 누구를 위해 지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참고 사이트를 보니 이 서원은 조선시대 때 훌륭한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조광조(趙光祖, 1482~1519)를 기리기 위해 만든 곳이었습니다. 조광조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 듯싶어, 국사교과서를 찾아보니 얼마 전 중간고사 시험 범위에 나와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개혁가로 사림파에 속해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나라의 정치를 바로 잡던 도중 억울한 누명을 써서 쫓겨난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두산백과사전에 나와있는 내용을 조금 빌려 오겠습니다. "…벌레가 ‘조광조가 왕이 될 것(走肖爲王)’이라는 문구를 파먹은 나뭇잎이 임금에게 바쳐지기도 하였다. 중종의 지지를 업은 훈구파가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하는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일으킴에 따라 능주에 유배되었다가 사사되었다. 그러나 후일 사림파의 승리에 따라 선조 초에 영의정이 추증되고, 전국의 많은 서원과 사당에 제향되었다. (중략)…학문과 경륜이 완숙되기 전에 정치에 뛰어들어 너무 급진적이고 과격하게 개혁을 추진하려다가 실패했다는 점은 후대 사림들에게 경계해야 할 점으로 평가되었다. 훈구파의 반격으로 자기를 따르는 자들과 함께 죽임을 당하고 개혁은 한때 모두 실패로 돌아갔으나, 그의 이념과 정책은 후대 선비들의 학문과 정치에 중요한 지침이 되었다.…" -<두산백과사전> 중에서 반대파가 나뭇잎에 '주초위왕(走肖爲王)'이라고 꿀을 발라 벌레가 파먹게 한 뒤 이를 근거로 조광조를 억울하게 죽음으로 몬 것입니다. 다른 것은 생각 안 나도 이 내용은 들어 본 것 같습니다. 바로 그 대단한 사람의 묘와 그를 기리는 서원이 주변에 있다고 하니 신기해서 서둘러 출발하였습니다. 출발한지 겨우 10분쯤 되어 나무에 둘러 쌓여 있는 심곡 서원의 지붕이 보였습니다. ![]() ▲ 서원 옆에 수령 500여 년의 고목이 당당하게 서서 큰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2004 천영주 도착하자 처음으로 눈에 띈 것은 서원 옆에 있는 큰 나무였습니다. 그 나무 옆 안내판에는 그 나무가 수령 500년인 용인시 보호수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역시 수령 500년인 나무라 그런지 정말 크고 서원을 지키듯 당당하면서도, 큰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나무가 만들어주는 크고 시원한 그늘에서 나와 서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 ▲ 꽃이 만발한 5월, 서원은 꽃향기로 가득합니다. ⓒ2004 천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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