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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추모]새만금과 함께 운명을 함께한 여인, 새만금의 딸 갯벌에 잠들다!

 

 

새만금과 함께 운명을 함께한 여인,

새만금의 딸 갯벌에 잠들다!

 

삼가 고 류기화님의 명복을 빕니다

 

 

리장

 

 

 

 

지난 10여년 동안 부안 계화도에서 새만금 갯벌을 지키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으며 삶터를 지켜오신 새만금 지킴이 고은식 선생님의 부인되시는, 류기화 님께서 12일 수요일 오전에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오늘 아침에야 접했습니다.

 

 

 

류기화님은 새만금 계화도에서 그레질(백합잡이)로 생계를 이어 왔습니다.

이날도 여느 때처럼 백합을 잡기 위해 갯벌로 나갔다가 변을 당하셨다고 합니다.

 

 

 

4월 새만금 끝물막이 공사로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물길이 막혀 갯벌은 새하얗게 타들어가고 갯생명들은 가뿐 숨을 몰아쉬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갯생명들에 의지하면 살아오던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갯벌이 닿는 조간대 최끝단까지 가서 백합잡이를 하시는데, 요즘엔 그것마자 용이치 않아서 깊은 물속까지 들어가서 백합을 잡으신다고 합니다.

사고는 백합을 잡기 위해 물속 깊이 들어가다 일어났다고 합니다. 

 

 

아들 광운(고1)이와 딸 은별(중2)이를 둔 류기화 님은 고은식 선생님과 함께 새만금 갯벌을 지키기는 일이라면, 새만금 갯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 무엇하나 소홀히 하지 않으시며 갖은 애를 쓰셨습니다.

힘겹지만 언제나 얼굴에는 늘 환한 미소를 머금고 말입니다.

그런 그분께서 돌아가셨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추운 겨울날 청와대에서 서울 거리 집회에서 새만금 갯벌을 살려야 한다고 투쟁에 앞장서신 분을, 계화도에 가면 반갑게 맞아주시던 분을 이제는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새만금 갯벌과 함께 운명을 함께 하시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원통하고 슬프기만 합니다.

가진 것이라곤 갯벌에서 백합잡이 하는 나무로 만든 그레 하나뿐인 사람들을,

결국 죽음으로 내몰아 버린 새만금 방조제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너무나 미워집니다.

 


* 고인은 현재 부안 혜성병원 영안실에 모셔졌고, 장례절차는 추후 논의해 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해성병원: 063-583-5001 / 고은식 님: 016-623-7658)

 

** 류기화 님과 고은식 님을 아시는 많은 분들의 위로가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농발게) http://nongbalge.or.kr/index_old.htm

 

*** 고 류기화님 영전에 바치는 지인들의시(詩)도 전합니다.

 

 

 

나를 찾아 바다로 가다
- 고 류기화님 영전에


                          허정균


저 수평선 너머 떠있는 섬
신시도와 야미도를 꿰뚫어버린 방조제
강과 바다, 달과 지구
억만년 인연을 끊었지만
그대



동진강 만경강 물줄기 더듬으며
바다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그곳에
백합이 있거늘
내가 있거늘


뻘 한 점 물고 죽어간
구만리 장천 도요새 외침
그대 에워쌀 때
괭이갈매기 한 마리 어깨 위에
한 숨 한 점 토할 때
고개 떨군 마지막 그레질
포클레인 굉음 속으로 묻혀버렸습니다.


그대 먼저 등 돌리고 떠나간
갯벌 뒤따라갑니다.
물때 기다리며 제집 찾아 들어가는
칠게 농발게를 봅니다.
혀끝 길게 내밀어 뒤틀린 인간 세상 가늠해보는
바지락 동죽 죽합을 봅니다.
너울너울 동진강 만경강으로 솟구쳐 오르는
숭어떼를 봅니다.
그대 어깨에 멘 그레가 말합니다.
새만금갯벌에서 백합이 사라지는 날
네놈들도 다 죽을 거라고
그래서 나는 나를 찾아 바다로 향했노라고


이제 어깨에서 그레 내려놓고
갯벌 속 깊은 곳으로 적멸하소서
영혼 나뉘고 또 나뉘어
흩어지고 또 흩어져
낮게 넓게 새만금갯벌에 드리우소서
그리하여 마침내
만생명 다시 불러 일으키소서

 

 

 

여전사 샛별은 어디에

 -류기화 님을 보내며 -

 

                                                                      들국화밭에서

 


밤은 고요하건만
스산한 폭풍우 속에서
여전사는 무엇을 말하려 했던 것일까
 
생명 보따리 다 빼앗기고
소금사막에 내리는 빗물에
그레는 녹슬어 가는다
 
바다 생명을 지키며
살아온 통한의 세월
갯사랑 다 내놓고 가버린 야속한 사랑
 
막힌 갯벌은 썩어만가는데
일터 뺏긴 계화 갯벌 여전사
누가 갯생명의 어머니를 데려갔는가
 
이제 누가 생합을 기억해 줄까
이제 누가 그레를 잡을까
 
그대 여전사 새벽을 밝히는 샛별을 되어
우리 앞길 비추는 생명길 밝히리라!
 
여전사는 소리없이 갔지만
우리 가슴 저미는 샛별로 남아
 
어두운 죽음의 갯길
생명 찬란한 부활의 길로 안내하리라!
 
님이여 고이 가소서...

 

* 오마이뉴스에 자세한 기사가 올려져 있습니다. 기사 읽다보면 가슴이 너무나 미어집니다. ㅠㅠ

 http://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45800&ar_seq=7

 

 

블로그 '생명살림 그리고 초록희망' http://blog.daum.net/savesmg

 

 

출처 : 시사
글쓴이 : 리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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