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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볶음을 만들기는 참 쉽고 간단하지만 그 맛이 집집마다 다른 걸 보면 참 흥미로운 요리란 생각이 듭니다. 같은 조림용 멸치라도 멸치볶음이냐, 멸치조림이냐에 따라서 그것도 고추장 양념이냐 간장 양념이냐에 따라서 현저한 맛의 차이가 나거든요. 저희 어머니 식의 멸치조림은 짜거나 맵지 않은 심심한 간장 맛이었습니다. 가끔은 감자도 같이 볶아서 넣으셨던 것 같고요. 그런데 엄마가 만드신 그 멸치조림은 친구들 도시락에 들어 있던 고추장이 들어간 새빨간 멸치볶음에 비해서 제 입맛에 솔직히 맛이 없었습니다. 뜨거운 밥 김에 눅어서 바삭하지도 않았고요. 게다가 멸치조림에서 흘러나오는 간장이 흰 밥에 스며드는 날이면 정말 도시락 먹는 일이 고역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날마다 어김없이 멸치조림을 도시락에 넣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 도시락부터 동생 도시락까지…. 그러니까 매 끼니마다 멸치조림을 먹어야 하는 것은 우리 가족 모두가 감당해야 할 일종의 의무였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집에 가져온 빈 도시락에는 늘 남은 멸치 반찬이 남아 있기 일쑤였죠. 그러면 또 어김없이 어머니의 잔소리가 이어집니다. "왜 반찬을 남겨 오니?" "그럼 멸치조림 같은 것 말고 다른 반찬 싸주면 되잖아. 정말 먹기 싫어!" "멸치만큼 몸에 좋은 반찬이 어디 있다고 그래? 일부러 애써 도시락 반찬으로 따로 만든 건데." "내일도 또 멸치 싸 주면 도시락 안 먹고 매점에서 빵 사 먹을 거얏."
엄마께 가끔 안부전화를 드리는 날이면 제가 도리어 '멸치 잔소리'까지 늘어놓는다니까요. "엄마, 연세 드신 분들은 칼슘을 많이 드셔야 골다공증에 안 걸린대요. 그러니까 멸치볶음 해 두시고 식사하실 때마다 몇 개씩 꼭 챙겨드세요, 아셨죠?" 멸치는 우리 몸의 뼈만 튼튼하게 해 줄 뿐 아니라 세월이 흐를수록 가족간의 정을 단단하게 엮어주는 고마운 칼슘 식품인 것 같습니다. 자!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멸치 볶음을 만들어봅시다 먼저 양념장을 준비합니다.(간장+들기름+기름+설탕+맛술+생강즙) 멸치를 볶으면서 한 두 숟가락씩 양념을 떠 넣다보면 멸치의 일부분에만 양념이 스며들어 맛이 골고루 배어들지 않거든요. 미리 섞어 만든 후 한꺼번에 뿌려서 볶는 것이 좋습니다. 재료 멸치 2-3줌, 기름(식용유나 올리브 오일) 2큰술, 들기름 1큰술,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맛술 1큰술, 생강즙 1/2큰술, 통깨 1큰술, 들깨가루 2큰술, 고추(취향에 따라서)
단맛을 좋아한다면 물엿이나 꿀을 넣으면 되구요. 단, 물엿을 넣을 때에는 맨 나중에 들깨가루를 넣는 순서에서 넣어 슬쩍 버무리면 됩니다. 처음부터 넣어서 볶으면 쉽게 타고 너무 딱딱해지는 수가 있습니다. 더 업그레이드 시키자면, 호두나 잣을 넣어도 맛이 좋지요. 다음에는 고추장을 넣은 멸치볶음을 한 번 만들어볼까 합니다.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그 맛과는 전혀 다른 멸치볶음이 되겠지요. 어머니께서 제가 만든 멸치볶음을 잡수시고 과연 뭐라 하실지 궁금합니다 |
출처 : 추억의 도시락반찬 멸치의 변신
글쓴이 : e-이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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