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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펌] [문화와 과학이 있는 집 이야기] 집을 짓기 위한 '터 잡기'

[문화와 과학이 있는 집 이야기] 집을 짓기 위한 '터 잡기'
산과 물 두루 갖춘 풍수(風水) 좋은 터 골라
집 앉힐 때에는 '좌향' 살핀 뒤 '패철' 이용해 대문ㆍ안방ㆍ부엌 등 위치 정해


전북 임실군 덕치면 천담리의 전경. 마을 뒤를 산이 아늑히 에워싸고, 앞으로는 들이 펼쳐지고 그 앞으로 강이 흐른다.

집을 지으려면 가장 먼저 집이 들어설 터를 찾아야 합니다. 집을 아무데나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 조상들은 오랜 옛날부터 산으로 둘러싸이고 앞으로 내가 흐르는 산자락에 집터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터는 거기에 사는 사람들을 자연으로부터 지켜 주며, 또 농사 지을 땅과 마시고 쓰기에 넉넉한 물 등의 조건을 두루 갖추었습니다. 이러한 땅을 풍수가 좋은 터라고 보았습니다. 예로부터 풍수가 좋은 곳에 마을이나 집터를 잡았지요.

-땅에 관한 이치 '풍수 사상'

풍수란, 땅에 관한 이치를 살펴 도시ㆍ마을ㆍ집ㆍ무덤 등의 터를 잡거나, 집을 세우거나, 또는 이들과 관계되는 세부적인 사항을 결정할 때 여러 조건을 알아보는 사상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풍수는 터 잡기와 건물 앉히기에 관한 사항을 밝힌 사상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좋은 풍수를 갖춘 마을이나 집터를 고른 까닭은 살기에 바람직한 환경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두루 갖춘 이상적인 땅을 흔히 ‘명당’이라고 하지요.

풍수가 좋은 땅은 실제로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 물이 흐르는 곳입니다. 풍수는 산과 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풍수’라는 말도 ‘바람’을 뜻하는 ‘풍(風)’과 ‘물’을 뜻하는 ‘수(水)’에서 나왔으니까요.

-마을 뒤쪽 '주산'과 맞은 편 '안산'

풍수에 따라 자리잡은 마을의 뒤쪽에는 그 곳 사람들의 정신적인 버팀대 구실을 하는 주산이 있습니다. 마을을 상징하는 주산은 그 곳을 진호(난리가 나지 못하게 지킴)해 준다고 해서 진산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주산은 크고 힘이 있게 잘 생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앞으로는 멀리 맞은편에 안산이 있습니다. 이 안산은 마을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하루에도 여러 번 바라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안산이 생긴 모습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 바탕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의 전경. 마을 뒤에는 산이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있다. 하회란 '강이 돌아가는 마을'이란 뜻이다. /사진 제공=황헌만(사진 작가)

그 산을 닮는다는 것이지요. 안산이 붓 모양을 하였으면 그 마을에는 학자가 여럿 배출되고, 낟가리 모습을 하였으면 부자가 많이 나온다고 하지요.

마을에서 앞을 내다보며 왼쪽에 있는 산을 청룡, 오른쪽의 산을 백호라고 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좌청룡 우백호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산줄기가 집이나 마을이 들어서는 터를 둘러싸고, 앞에 물이 흐르고 있으면 풍수 형국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많은 마을들은 이러한 풍수 형국을 갖춘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마을은 그 곳 사람들에게 안온한 느낌을 갖게 하고, 늘 햇볕이 잘 들어 밝은 모습을 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곳을 찾아 마을 터를 잡으면, 이제 거기에 집이 들어서게 됩니다.

-'패철'은 집터 정할 때 쓰는 나침반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집의 좌향입니다. 좌향은 터에 집을 어떻게 앉힐 것인가를 살피는 일입니다. 따라서 집 둘레의 산과 물, 그리고 옆집과의 관계를 살펴서 좌향을 정합니다.

좌향의 ‘좌’는 터에 집이 앉는 위치를 말하고, ‘향’은 집이 앞을 내다보는 방향을 이릅니다. ‘좌’는 집이 뒤로 기대앉음을 뜻합니다. 집이 잘 앉혀지면 거기에 사는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줍니다.

‘향’은 집 앞으로 무엇을 바라보느냐는 것과 관계됩니다. 집 앞으로 멀리 보이는 안산은 그래서 중요하지요. 이러한 향을 한 집?보통 앞이 막히지 않고 트여 있어서, 멀리 보이는 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여, 자연 속에 살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이와 같이, 터에 아무렇게나 앉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법칙을 따라 집이 자리잡게 합니다. 풍수는 바로 이런 법칙을 밝힌 이론이고요.

좌향을 측정하는 데는 패철(찰쇠)을 이용합니다. 찰쇠 또는 윤도라고도 하는 패철은 집터를 정할 때 풍수가 쓰는 나침반입니다. 패철은 한복판에 나침반이 있고,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커지는 여러 층의 원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원들에는 중심에서 펼쳐져 나온 바퀴살 모양의 직선들이 그어져 각 칸마다 한자들이 깨알처럼 씌어 있습니다. 이 글자들은 어느 방위에 무엇이 자리잡으면 좋은가를 안내해 준답니다.

이렇게 풍수가 패철을 이용해서 대문ㆍ안방ㆍ부엌 등이 어느 위치에 들어서야 할 가를 정하면, 목수가 집을 세우게 됩니다.
http://kids.hankooki.com/lpage/study/200506/kd2005062314453345690.htm


 
출처 : 블로그 > 오지마을/e-이장 | 글쓴이 : e-이장 [원문보기]